간절곳 겨울산책
신라시대 때에
왜국으로 볼모로 끌려간 재상의 아내가 어린 두 딸들의 손을 잡고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다보던 곳.
간절곶.
그래서 그 어느 바다보다 해가 일찍 뜨나보다.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곳.
어차피
그 천년을 다 살지도 못하고,
백년도 채 살지 못할지라도,
새로 시작된 천년의 머리맡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지나간 천년과 새로 시작된 천년,
그 두 천년에 걸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난
겨울의 동해바다가 좋다.
서해바다는
원숙미가 넘치는 세련된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고,
남해바다는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지만
겨울의 동해바다는
이지적이며 고혹적인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여 좋다.
차갑도록 시린 그 푸른빛을 나누며
서로 외로워할 줄 알아서 좋다.
백 년도 채 살지 못하면서도,
해마다,
때마다,
왜 그리도 소망하고 바라는 것이 많은지...
그래도,
또 간절하게 소망하는 것이 있다.
희망과 꿈을 향해 걷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해 달라는..
그리고 좌절하지 않게 해달라는
간절곶에서의 소망.
... 2003년 간절곶에서
2022년 1월 22일 아내와 부전역에서 동해선을 타고 서생역에 내려서 울산 715번 버스를 타고 나사리 입구에 내려서
<호피폴라>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 커피와 밤 페스츄리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나사리 해수욕장 해변길을 걸어서
나사 등대와 나사마을, 평동항을 지나서 간절곶 소망길을 계속 걸어서 간절곶으로 와서 간절곶 드라마 세트장을 한 바퀴 돌아서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간절곶 버스정류장에서 울산 715번 버스를 타고 남창으로 와서 남창 옹기종기 시장안에 있는 뚝배기식당으로 가서 소머리 곰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남창역에서 동해선을 타고 귀가하던 겨울날의 아내와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