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魚回鄕(부산)

동백섬 누리마루에서의 12년

SHADHA 2023. 1. 4. 09:00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늘도 나는 아직 살아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젊은 날에도 많은 날들을 해운대와 동백섬을 거닐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있음을 쉽게 감지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느낀다.

푸른 바다를 끼고도는 동백섬의 숲 길의 5월을 언제까지 거닐 수 있는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참으로 슬픈 일이다.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는데 육체가 늙어간다는 것이 슬프다.

나는 부유하지는 않지만 시간적으로 비교적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는데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슬프다.

무엇하나 뚜렷하게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세월만 가는 것 같아 더욱 그러하다.

그런 상념에 빠진 채 아주 천천히 걷는다.

내게 주어진 날들....

이 푸른 5월의 하늘처럼,

저 푸른 5월의 바다처럼,

그리 살자,

 

나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2010년 5월 <누리마루>에서

 

2010년 연이은 사업의 실패로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고 있음을 느끼던 때였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의식을 잃은 채 응급차에 실려서 백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었다.

그리고 다시 12년이 지나서 아직 건강한 사람으로 동백섬 해안산책로를 걸어서 <누리마루 APEC하우스>로 다시 와서 

2022년이 끝나는 12월27일에 산책을 했다.

12년 후에도 다시 건강한 사람으로 <누리마루 APEC하우스>로 와서 산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