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白과 回想

여름날 푸른 단풍 나무 아래에 서서

SHADHA 2023. 8. 15. 12:04

폭염이 계속되는 8월, 잠시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푸른 단풍나무 아래에 섰다.

지난 6월 이후 꾸준하게 올리던 블로그도 하나 올리지 않고 조용한 일상을 보냈다.

연속하여 갈 나의 삶을 체념한 듯이 그리 보냈다.

 

올해 1월 말에 겨울 산책을 하다가 지병인 심부전에 기관지염이 겹치면서 1월, 3월, 5월에 세 번이나 백병원에 입원했었다.

3월에는 중환자실을 경유하여 1개월 이상 병실에 누워있었다.

그러는 과정에 심장 기능은 더 나빠지고, 신장(콩팥) 기능도 나빠졌다.

1달에 한 번 백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도 하고 정기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아서 귀가한다.

그러나 언제 다시 병원에 입원할지 알 수가 없다.

완치는 전혀 불가능하고 더 악화되지만 않으면 그것이 최선인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식생활 개선을 하고 처방된 약을 먹고 있어도 안 좋아지는 곳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숨은 조금씩 더 가파지고, 다리는 점점 더 붓기 시작했다. 걷는 것도 예전 같지 않다.

이따금 외출하여 아내와 지인과 식사도 하고 산책하지만 몸이 느끼는 부담감은 아주 크게 느껴진다.

8월 21일이 병원 정기 진료일인데 각종 검사결과에 따라 또 입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들은 누구나 알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을 산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앓고 있는 병에 따라서 6개월, 1년 시한부 삶을 선고받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마저도 알 수 없다. 1달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 지, 그 이상이 될 지 알 수없다.

 

내일 죽는다고 해도 나는 그리 서러울 것은 없다.

다양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최대한 많이 하고 누리고 살았기 때문이다.

착하게 잘 성장해 준 고마운 두 딸과 많이 미안하고 고마운 아내가 내 곁을 변함없이 지켜 주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50년 친구가 폐암에 폐렴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간은 누구나 다 죽는다.

내년이면 내 나이 70살. 

아파트 옆 여름 단풍나무 아래에 서서 일본을 지나가는 태풍 <란>의 영향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의 아픔과 삶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