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魚回鄕(부산)

아내와 서면 카페 프랑제리 피어에서의 런치

SHADHA 2024. 5. 9. 09:00

 

새로 나온 심부전 약 <베르쿠보정>을 추가 투약한 지 2개월이 지났다.

기분 탓인지 알 수 없지만 몸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독특하게 아침 식사하는 도중에 투약을 해야 하는 독특한 약. 

그래서 아침식사를 거를 수가 없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출근하지 않는 아내와 아침식사를 하고 어디론가 산책하러 갈 곳을 물색하다가

날씨가 그리 맑고 매력적이 아니라서 포기를 하고 아파트 근처 우리 동네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부산의 상업 중심가 서면에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카페 프랑제리> 사과빵이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

처음 오픈 했던 2022년 가을부터 소금빵을 좋아하는 아내와 가끔씩 들리는 카페이다.

집에서 나설 때는 서면 버거킹에서 와퍼를 먹고 프랑제리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으나, 아내가 버거킹 가지 말고

바로 카페 프랑제리로 가서 빵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자고 했다.

런치세트 메뉴를 생각하였으나 아내는 커피와 소금빵 2개와 소시지빵으로 간단한 런치를 하자고 했다.

 

바하와 하이든과 헨델을 만난다.
화려한 색깔이 있었다.
짙은 회색이든,
때 탄 황금색이든,
오랜 초록 청동색이든,
알 수 없는 마력을 지닌 파리는
지나치게 감성적인 자를
헤여 날 수 없는 환각 속에 빠지게 하여
모호한 상념속에 들게 한다.

비둘기 떼와 작은 분수,
분주한 관광객들의 행렬과
정오의 키스를 즐기는 연인들,
나비부인 공연 카탈로그와 포스터.
오드리헵번의 <한낮의 정사>
그 무대인 호텔 리츠를 바라다보며
오페라 하우스 층계에 걸터앉아 파리의 햇빛을 즐기며 

일행들을 기다리는 파리의 정오.  

..........1993년 3월 <오페라 극장 앞에서의 정오>

 

 

창가에 앉아서 서면을 오고 가는 사람들과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30년 전인 1993년 봄에 프랑스 파리 오페라 하우스 옆,

레스토랑 큰 창문옆에 앉아서 싱싱한 굴요리를 먹으며 지나는 파리지앵들을 보던 추억을 떠올렸다.

70살이 넘어보이는 단정한 옷차림의 흰머리 노인이 들어와서 샌드위치와 빵을 고르는 모습이 정겹다.

우리 부부는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마음까지 가난하지 않음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포 은행나무 길을 걸어서 동천을 따라 산책을 즐기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