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山寺)

25년 만에 다시 찾은 영천 만불사

SHADHA 2024. 6. 28. 09:00

 

1999년 아내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서 대구 팔공산 갓바위를 향해  출발하였다.

IMF 외환위기 사태에 회사들의 극심한 경영 악화로 4개의 법인체가 동시에 파산에 이르러 폐업을 앞두고 있을 때,

전혀 그런 상황을 아직 감지 못하고 있던 아내에게 갓바위로 가는 길목에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운전을 하며 처해진 상황을 설명을 했고 아내는 창 밖을 내다보며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는 아내의 빰에 흐르는 눈물....

.....어쩔 수 없지...다시 시작하면 잘 될꺼야. 

 

아내와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가서 108배 절을 하고 먼 부산의 하늘 쪽을 바라보았다.

절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지만 우리 부부는 같이 역경을 헤쳐나가기로 다짐하며 손을 꼭 잡았다.

....딸들에게는 아직 이야기 하지 말자.

 

해 질무렵 팔공산 갓바위에서 내려와 부산으로 향하던 길목에서 만난 <만불사>

아내의 제안으로 만불사로 들어가서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저녁공양을 하고 나와서 부산으로 향했다..

부처님께 처음으로 살려 주세요라고 소원했었다.

 

그리고 25년 세월이 흐른 2024년 6월에 50년 인연의 친구 차를 타고  <만불사>로 갔다.

25년 전에 기억하고 있던 만불사와 너무 달라진 사찰 풍경에 당황하였으나 대웅전에 들어 부처님께 3배 드리고

와불 부처님의 발을 문지르며 살려 주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렸다.

 

만불사에서 나와서 북안면의 <영림 식육숯불가든>에서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한우가 맛있는 영천이어서 그런지 아주 싱싱한 육회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50년 친구와 함께 25년만에 다시 찾은 감회로운 <영천 만불사>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