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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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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古宮

삼고초려 종묘

SHADHA 2005. 1. 30. 14:26


겨울 旅行





삼고초려 종묘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하여
초가집을 세번 찾아 갔다는데
나는 종묘를 만나기 위해 삼고지례를 해야 했다.

2005년 1월 29일 겨울여행 일기

새벽 3시가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어렴풋이 잠이들었다
아침 7시 명동의 웰빙타운 17층 사우나에서 창밖의 서울 풍경을
바라다보니 명동성당 지붕이 물기에 젖어 있음이 느껴졌다.
아침이 오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비가 오나 ?
그래도 예정대로 간다...

8시반경 명동거리로 나서니 비가 내린다.
아주 차가운 겨울비가 몸을 적실만큼씩 내린다.
로얄호텔앞 편의점으로 들어가 카푸치노 한잔과 3천5백원짜리
하얀색 간이 우산을 하나 샀다.
종로 3가에 있는 종묘까지 걸어 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을지로를 지나 청계천 복구 사업지를 지나 도착한 종묘.
9시가 갓 지난 시간이어서 내가 제일 첫 손님이다.





비가 내리는 종묘.
망묘루와 정전까지 천천히 걸으며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꿈에 그리던 종묘 정전과의 만남.
그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을 찍기 시작하려는데
디카가 작동이 안된다.
밧데리가 떨어져 버린 것이다.
사전에 미리 준비하지 못한 자신과 한참동안이나 싸웠다.
사진 찍기를 포기를 하고 천천히 관람을 하려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하얀눈이 금새 쌓일 정도로 내린다.
종묘 정전 뜰에 내리는 눈이 환상적이었다.
아무리 사진을 찍고 싶어도 찍을 수 없음이 고통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친김에 영녕전을 지나
눈을 맞으며 창경궁으로 넘어갔다.
담너머로 보이는 창덕궁 뒷뜰과 창경궁 공원에
꿈처럼 환상처럼 내리는 하얀눈
더 이상 사진 찍기를 포기 할 수 없었다.
밧데리를 사기 위하여 창경궁 정문을 나와 종로 4가를 거쳐
종묘 정문앞 세운상가로 향했다.
새로운 밧데리와 메모리 칩을 하나 더 샀다.

..새 밧데리는 충전하지 않아도 됩니까 ?
..충전해야 됩니다..하던 종업원이 카메라를 건네주며
..밧데리 충전이 되어 있으니 그냥 쓰셔도 됩니다..한다
사진을 찍어보니 찍힌다.
밧데리 충전 표시도 가득되어 있고,
그래서 기분좋게 다시 종묘 정문을 지나 들어섰다.





눈은 그쳤으나 하얀눈이 쌓여있는 종묘.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사진을 찍어가기 시작하여
창경궁까지 왔는데 다시 밧데리가 끝난 것이다.
충전을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다시 종묘를 지나 정문을 빠져 나와 세운 상가로 갔다.
밧데리 충전하는데 소요되는 1시간.
세운상가옆 유명한 설농탕집에서 따끈한 설농탕 한그릇으로
점심을 하고 나니 종묘앞 공원이 술렁인다.
교육부와 정부를 상대로 한 유치원 교육기관들의 항의 농성.
경찰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진압 채비를 하고 있는 복잡한 틈을
비집고 충전된 디카를 들고
세번째로 종묘 정문을 지나서 안으로 들었다.





그리고는 세번째 촬영에 들어 갔다.
햇살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눈이 녹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푸른 하늘이 나타났다.
창경궁에서 창덕궁 후원쪽을 도는 사이 2시 반
창덕궁으로 갈 시간이 없다
예매해 놓은 열차 시간이 겨우 1시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종묘로 돌아나와 종로 3가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향해야 했다.





3시 15분 부산발 새마을호
10호차 특실..나는 아주 바쁘지 않으면 ktx를 타지 않는다.
낭만도 없고 짐짝처럼 실려가는 것 같아 싫어서이다.
창가쪽 자리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이어폰을 끼니
사랑과 죽음의 볼레로가 흐른다.
그리고는 수원역을 지나갈 무렵 깊은 잠에 빠졌다.





종묘.
종묘를 찍기 위해 하루에 세번이나 정문을 들어섰다.
그러고 나서야 만족할 수는 없지만 찍을 것은 찍었다.
삼고지례.
그래서 다른 곳들을 포기해야 했고,
몸고생, 마음 고생은 하였지만
비내리는 종묘.
눈내리는 종묘.
푸른하늘이 보이는 종묘를 하루에 다 찍을 수 있어
무척 행복한 겨울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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