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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늘의 오묘한 빛과 알래스카에서부터 내려온 꿈과 옛 전설을 알고 있는 하얀 빅토리아 빙하를 머리에 인 푸른 빅토리아 산. 그 장엄한 자태를 수줍은 듯 비춰보는 거울. 루이즈 호수 LAKE LOUISE ! 속살이 붉은 무화과 열매를 먹는다. 짙은 에스프레소 커피향을 맡는다. 봄햇살에 눈부신 에머랄드 보석빛 앞에 무릎 꿇는몸담고 살던 세상의 모든 고뇌와 한 인간의 철없는 오만함. 천국. 천국은 다음 세상에 있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잘 보존되고 사랑으로 가꾼 자연이 곧 천국임을 알게 된다. ...세계 10 대 절경 중 하나라는 루이즈 호수와 최소한 1년전에 예약하여야만 투숙할 수 있다는 샤토 루이스 레이크 호텔. 1996년 루이즈 호텔과 샤토 루이스 레이크 호텔 사진, 글 ....Shadha 1996..
언제나 남겨지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 벤프 국립공원 속으로 지나는 캐나다 트랜스 하이웨이를 달리다, 보우 강 건너 침엽수림 너머로 보이는 상쾌한 성곽. 푸른빛 하늘아래 백설을 머리에 인 푸른 山, 캐슬 마운틴. 그 기슭을 향해 따라들다, 야생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시간별 차량 통제를 하고 있는 보벨리 파크웨이를 지날 수 있는 행운을 만난다. 숲 속길을 조심스레 달리다, 비췻빛 핑크옷 호수를 만나고, 그 호수속에 떠 있는 2766M의 캐슬 마운틴을 다시 만납니다. 고개 들어 보는 하늘에 붙어 있는 퇴적암 성곽. 비췻빛 호수에서 진녹색 숲을 지나, 산 중턱 까지 이어지는 연초록 숲 위로 솟아있는 아이스 필드 파크웨이의 시작을 알리는 푸른 랜드마크. 캐슬 마운틴입니다. 산다는 것은 순간순간 지나 버리는 시간..
1. 지금, 누구도 날 깨어나게 할 수 없다. 테라스 회랑의 아취 너머로 멀리 치솟아 오르는 순백 머리 푸른 록키. 그 색채 영혼에 홀렸다. 도취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순간 속에꽃향기 묻힌 정결한 한줄기 바람이, 가벼운 날개짓으로 다가와 투명한 하얀빛으로 차가워져 가는 얼굴을 감싸다가 갑작스러운 깊은 입맞춤. 하얀 창틀, 청록빛 지붕, 적갈색 벽돌벽. 영국풍 꽃장식한 중세풍의 보 강변, 숲 속 호텔 벤프스프링에서.. 행복한 땅. 늘 서로 바라다볼 수 있는로키와 벤프 스프링스가 행복하고, 언제나 그들의 그림자를 담고 흐르는 보 江과 호수가 덩달아 행복하고, 그 모두를 함께 바라 볼 수 있는내가 또한 행복하다 조금씩 다가서던 어둠마져 낯선 여행객을 위해 잠시 유예를 주는 밤. 2. 돌아오지 않는 강돌..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놀라운 것은 그것이 거기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과, 저것과, 그 모든 것들... 모든 형상이 무한한 조립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늘과 山과 눈(雪)과 숲과 가로등과 예배당 종탑과 거리의 깃발마져도. 일체의 사명감이거나, 소속감으로 아름다움의 형상 체계를 이루는... BANFF 알래스카에서부터 타고 내려온 눈냄새. 구름냄새가 라벤다 다향茶香과 어우러진 봄바람에 가세하고, 온 거리로 흘러드는 흥겨운 음악속에 녹아드는 땅. BANFF 나는 온종일 숲 속을 돌다 돌아온 산림 관리원이 되고 싶다. 짙은 초록빛에 흠뻑 젖은 눈동자로, 붉은 단풍 깃빨너머로 단아한 하늘 윤곽선 따라 시선이 머무는 곳, 그 끝에 서 있을 수 있는... . 나의 몸과 하늘과 자연과 그 모든 천체들 ..
1,벤프를 지키는 고도 2998 M의 캐스케이드 산과 런들 산이 이부자리를 펴기 시작한다. 아직 잠 들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동행하여 옆 방에 든 두 남녀는 문을 잠그고 벌써 사랑 행위를 시작한다. 그들이 서둘러 그런다고 서럽거나, 외로운 건 아니다. 캔모아의 투명하고, 신선한 저녁 공기와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마을에서, 극한의 안위와 평화로움을 주니, 누군들, 사랑의 충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겐데..그래서 나도 그 이른밤에 로키의 캔모어와 사랑행위하러 나선다. 작은 간이역 철로 저 먼 편으로 다가오는 노란밤의 징조를 만나고, 순간의 짧은 어둠뒤에 다시 오는 백야. 런드산 뒤로 달이 뜨자. 다시 밝아지는 밤. 기이한 밤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범인들,아무리 아름다운 마을인들, 아무리 로키..
하아! 야!으아! 연신 인디언 소리를 낸다. 다른 말은 잊었다. 다른 말은 할 필요도 없었다. 다른 말은 하고 싶지도 않았다. 시속 120 킬로, 속도 고정시켜 놓고 핸들만 잡고 있으면, 가는 건지, 서 있는 건지,그 알 수없는 감각 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전경. 그 끝이 있는건지 ? 없는 건지?환상인지?어쩌면 두렵기도 하다. 넋 놓은 뇌. 하얀색인지?푸른색인지?초록색인지도 모르는데.. .... 무슨 말을 해!완벽하게 펼쳐진 풍경앞에서 혼란스러운 영혼이 제 맘대로 들랑날랑해버리고,먼발치 신기루 인 듯 드러나는 로키산맥 줄기 앞에서야 막혀버리는 하늘. ..........1996년 캘거리에서 벤프로 가는 길에
무엇도 남기지 않고 다하여... 없을 無 다할 盡 無盡 작년(2002년) 늦은 가을, 인연이 닿지 않으면 평생 쫓아도 만나 뵐 수 없다는 고승이신 설송 큰스님을 단 한 번만에 태백산맥 깊은 산사 현불사에서 친견할 수 있었다. 세 번 절을 하는 동안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읽으실 수 있으시다는 설송 큰 스님을... 85세의 연세로도 청년보다 더 힘이 있고 맑은 눈과 음성을 가지신 그분. 부드러운 웃음으로 나즈막히 물으셨다. ...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 약 10 여분에 걸친 짧은 만남끝에 설송 큰스님께서는 ...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100일간 기도할 수 있겠느냐? 하시고는 나를 큰스님앞으로 인도했던 적명스님께 ... 이 분께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챙겨 드려라... 하셨다. 인사를 드리고 돌..
노루골을 지나 1130m 비룡산 골짜기를 따라 태백산으로 든다. 새벽 6시의 세상은 하얗다. 하얀 것은 無이고 그 無속에는 무한함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하얀 것이 좋아서 태백산맥으로 왔다. 태백산맥을 오르면 오를수록 까만 도로가 하얗게 변해간다, 이윽고 오르막길에 하얀 눈밖에 없다. 더 오를 수가 없어 고갯마루 중턱 문닫힌 작은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눈, 쌓여 있는 눈 속을 걸어가 커피 한잔을 하얀 종이컵에 뽑아 들고 서니 하얀 세상 속에 나마저 하얗게 질려간다. 고립. 아무도 없이 홀로 고립당하였으나 외롭지 않다. 많은 사람들속에 있을 때 보다 더 외롭지 않다. 하얗게 질린 평온속에. 그 새벽에 재설장비를 단 차를 만나 내 차를 버려두고 그 차에 올라 태백산 고개를 넘었다. 그 고개를 넘어서도 ..
파란 가을 하늘과 하얀 구름 남동쪽으로 향을 잡은 산등성이에 맑고 따스한 햇살이 들었다. 한눈에 먼 경치까지도 다 보인다. 항구와 산과 도시가... 골목골목마다 널려 있는 빨래를 지나온 바람에서 향긋한 비누냄새가 난다. 골목으로 난 작은 창문 안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분명히 이 마을 사람들은 물질적으론 가난하다. 그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가난한 것은 아니다. 며칠 전 사무실 건물 지하층에서의 일이다. 차를 주차시키고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홀에 서 있을 때였다. 3대의 엘리베이터가 모두 최상층을 향해 오르고 있어 한참을 서서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음식 배달통을 바닥에 놓고 곁에 서 있던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나를 몇차..
까치의 노랫소리가 푸른 하늘로 파랗게 퍼지던 가을날,초등학교(국민학교) 5학년인 나는 동네 아이들을 따라 교통부 산동네 마을이 끝나는 고원견산을 향해 오르는 산마루에서부터 갈대가지를 꺽어 들고 흔들어 대거나 마른 소나무가지를 다듬어 손에다 들고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산으로 들었었다.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산등성이 큰 바위에 걸터앉아 동쪽 멀리 또 다른 산 황령산을 바라다보곤 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줄로 주욱 줄을 서서 산골짜기를 향해 걷고 걸었다. 뒤에서 따라오며 주변 관심사를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끊일줄을 몰랐다. ...있제, 동훈이 저거 누나 알제 ? ...응, ...그 동훈이 누나가 군대 갔다 온 오봉이 저거 형하고 연애한다더라... ...누가 그러데 ? ... 안있나.. 동훈이가 저거..
새해가 시작된 1월 5일,친구 내외와 새해 첫 외식으로 오시리아 대게만찬 4층에 위치한 오리불고기 식당에서 점심식사하러 갔으나리모델링 중이어서 대신일등가 양념갈비에 가서 한우 맑은곰탕과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대게만찬의 옥상 는 대게를 먹거나 오리불고기를 먹거나, 소갈비로 식사하고 나면 커피를 마시러 가게 되는 곳이고, 커피 값이 15% 할인이 되는 곳이어서 한두 번 가보았으나손님이 많고 너무 시끄러워서 가기가 꺼려지는 곳이다. 날씨가 흐려서 다른 장소, 분위기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도 마땅치 않아서 그냥로 갔다.동쪽 큰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커피와 디저트 빵을 먹으며 2025년 첫 외식의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친구 내외가 대화를 하는 중에 창 밖을 내려다 보니 오시리아 앞바다와 동암마..
2025년,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몇 번 죽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한번 태어나면 한번 죽는 것으로 삶은 마무리된다.그래서 한번 사는 인생, 가능한 오래 사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나 사는 날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이 느끼고많이 보고, 읽고, 듣고, 경험하고, 맛보고 그리 살고 살고 싶다. 며칠 전 예능프로그램 오스트리아 편에서 풍경을 보았다.2019년에 방송된 드라마 에서 남자 주인공(현빈)이 피아노 치는 풍광이 아름답던 호수.살아생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곳이 되었다.유럽까지 11시간씩 비행기를 타는 것도 건강상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