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靑魚回鄕(부산) (1234)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파란 가을 하늘과 하얀 구름 남동쪽으로 향을 잡은 산등성이에 맑고 따스한 햇살이 들었다. 한눈에 먼 경치까지도 다 보인다. 항구와 산과 도시가... 골목골목마다 널려 있는 빨래를 지나온 바람에서 향긋한 비누냄새가 난다. 골목으로 난 작은 창문 안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분명히 이 마을 사람들은 물질적으론 가난하다. 그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가난한 것은 아니다. 며칠 전 사무실 건물 지하층에서의 일이다. 차를 주차시키고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홀에 서 있을 때였다. 3대의 엘리베이터가 모두 최상층을 향해 오르고 있어 한참을 서서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음식 배달통을 바닥에 놓고 곁에 서 있던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나를 몇차..
까치의 노랫소리가 푸른 하늘로 파랗게 퍼지던 가을날,초등학교(국민학교) 5학년인 나는 동네 아이들을 따라 교통부 산동네 마을이 끝나는 고원견산을 향해 오르는 산마루에서부터 갈대가지를 꺽어 들고 흔들어 대거나 마른 소나무가지를 다듬어 손에다 들고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산으로 들었었다.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산등성이 큰 바위에 걸터앉아 동쪽 멀리 또 다른 산 황령산을 바라다보곤 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줄로 주욱 줄을 서서 산골짜기를 향해 걷고 걸었다. 뒤에서 따라오며 주변 관심사를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말소리가 끊일줄을 몰랐다. ...있제, 동훈이 저거 누나 알제 ? ...응, ...그 동훈이 누나가 군대 갔다 온 오봉이 저거 형하고 연애한다더라... ...누가 그러데 ? ... 안있나.. 동훈이가 저거..
새해가 시작된 1월 5일,친구 내외와 새해 첫 외식으로 오시리아 대게만찬 4층에 위치한 오리불고기 식당에서 점심식사하러 갔으나리모델링 중이어서 대신일등가 양념갈비에 가서 한우 맑은곰탕과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대게만찬의 옥상 는 대게를 먹거나 오리불고기를 먹거나, 소갈비로 식사하고 나면 커피를 마시러 가게 되는 곳이고, 커피 값이 15% 할인이 되는 곳이어서 한두 번 가보았으나손님이 많고 너무 시끄러워서 가기가 꺼려지는 곳이다. 날씨가 흐려서 다른 장소, 분위기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도 마땅치 않아서 그냥로 갔다.동쪽 큰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커피와 디저트 빵을 먹으며 2025년 첫 외식의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친구 내외가 대화를 하는 중에 창 밖을 내려다 보니 오시리아 앞바다와 동암마..
11월 30일 오전, 11월의 마지막 날이며 가을의 끝자락인 맑은 날에 그냥 집에 머물기가 아쉬웠다.전날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려서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장 남쪽 도시인 부산도 아직 공기가 아주 차가웁다,날씨가 맑아서 산책을 가고 싶지만 내 건강을 생각한 아내는 바람 차가울 때 외출을 삼가하자고 했다.그래도 그냥 집에만 머물기 아쉬워서 집에서 가까운 곳의 베이커리 카페를 검색하였다.검색 결과,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 부산 금융센터의 증권 박물관 1층에 위치한 카페.자연 속에 있는 것 같다는 대형 카페. 후기를 보고 꽃을 좋아 하는 아내도 좋아 할 것 같아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동천을 산책을 하고 오는 것으로 토요일 산책 일정을 잡았다. 걸어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11월 23일, 토요일. 아내와 부산 북항 수변공원으로 산책을 가기로 했다.아내와 북항 친수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갈 때는 점심식사를 부산역에서 커피와 함께 어묵이거나, 에그샌드위치, 햄버거 등으로 준비하여 따뜻한 햇살이 드는 벤치에 앉아서 휴식과 함께 간단한 점심식사를 즐겼는데,부산역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야외에 앉아서 식사하기에 어려울 것 같았다. 꽤나 오래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던 때,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있던 가까운 지인과 서면 시장 골목 안돼지국밥 거리에 있던 신창국밥을 즐겨 먹으러 다녔었다(당시 돼지국밥 가격 6,000원)그래서 아내와 함께 부산역 인근에 있는 에 가서 오랜만에 돼지국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따뜻한 커피를 들고 북항 친수공원으로 들어가서 산책을 하기 시작했..
....쿵 !쿵 !쿵 !11월 9일 저녁 무렵, 창 밖으로 대포 터지는 소리가 들려와서 창 밖을 보니황령산과 금련산 너머 광안리 해수욕장쪽에서 불꽃이 오르고 있었다. 가 시작되고 있었다.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밤, 부산 광안리 불꽃 축제가 열리는 날,아내와 함께 용호만 부두에 나가 불꽃 축제를 관람하였다.예년에 가을에 하던 광안리 불꽃 축제가 12월에, 처음으로 겨울에 불꽃 축제를 한 것이다.축제가 시작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엄청나게 매서운 바람과 함께 매운 추운 밤이었다. 촬영하기 위해 핸드폰을 든 손이 얼 정도로 추웠다.그러나 힘들게 자리를 잡았기에 불꽃 축제 관람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날 이후 감기에 걸렸다가 기관지염, 독감으로 병세가 악화되고, 동네 의원에서 감기 치료받다가기존에 ..
가을은 빠른 속도로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것 같았다.벌써 아침 저녁으로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11월 3일 일요일, 아내와 집에서 토마토 새우파스타로 아침 식사를 하고 난 후, 산책하러 갈 곳을 생각했다.부산과 부산 근교는 거의 다 몇 번씩, 그 이상 가 본 곳이어서 새로운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그때 문득 생각난 곳, 정관 신도시2001년 ~2002년. 허허벌판이던 그곳, 망월산 아래 실버타운 설계를 하고 건축허가를 득하기 위해 기장 군청을 오가며 많이 드나들던 곳이었는데 막상 신도시가 들어서고 나서는 거의 올 기회가 없었다.작은 딸의 차를 타고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오고 갈 때 정관을 지나치던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106번 버스를 타고 석대 화훼단지와 해운대 수..
10월 31일 목요일, 친구 부부와 함께 아침 일찍 만나서 주왕산으로 부부 동반 여행가기로 계획했다.10월 19일에도 부부 동반으로 주왕산으로 출발했다가 거친 비바람에 포항에서 물회만 먹고 부산으로 돌아왔다가 또 어렵게 가는 스케줄을 맞추었다.계획한 날이 아내가 출근해야 하는 목요일 평일이어서 휴가를 내고 목요일에 해야하는 약간의 업무를 정리하기위해 야근을 하기로 하여서 서면으로 나가서 아내와 가볍게 저녁식사를 했다. 부전동 아내와 포면당 쌀국수와 새우 월남쌈 2개를 주문하여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아내는 야근하러 회사로 가고혼자 걸어서 양정 라이언스공원으로 걸어갔다. 2013년에 큰 딸의 업무를 도와주러 갔다가 갓 돌이 지난 첫째 손녀를 안고 놀이터에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뉴질랜드에 가 있는 그..
2016년 9월, 아파트 탁구장에서 탁구를 치고 있을 때, 건축 인연이 30년 된 가까운 지인인 건설회사 회장의 전화를 받았다.회장이 탁구장으로 와서 같이 탁구치고 수박도 썰어서 나누어 먹었다.영도 대교동에 건설되는 20층 주상복합아파트의 감리 감독으로 출근해 달라고 제의를 받았다.첫 출근한 날 9월, 영도다리 주변에서 가 열리고 있었다. 봉래동 물량장과 영도대교 포장마차 거리를 지나고 전망대와 라발스 호텔 앞을 지나서 부산대교 아래를 지나봉래나루로를따라 걸으면 주변에 가 열리고 있었다.영도 아미르공원과 영도대교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2016년 이후 8년만에 찾아온는 생각보다 상당히 소박하고 규모가 적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대교동 현장에 근무할 때, 점심식사 후, 크고 작은 선박들이 늘어..
9월 18일 금요일, 부산지하철 2호선 수정역에 내려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으로 들었다.2013년 10월에 이어 11년 만에 두 번째로 찾았다. 서면 건설현장에서 일과를 마치고, 오후 6시 감독관 K부장과 서면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화명동 수정역으로 가서 구포나루 대축제가 열리는 화명 생태공원 쪽으로 발길을 옮길 때, 시원한 가을바람이 낙동강을 타고 불어왔다.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는 축제 등을 따라 축제장으로 다가설 때, 하늘에 뜬 반달이 유난히도 밝았다. 모든 세상의 어떤 축제든 모든 축제는 흥겹고 즐겁다. 구포지역의 명물, 구포국수로부터 시작하여 옛 구포나루 시장터를 간이 세트로 만들어 놓았고, 추억의 뽑기 등 간식거리들이 가을밤에 오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 주었다. 축제장마다..
9월 18일 금요일 오전, 부산지하철 2호선 수정역에 내려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으로 들어섰다.2022년 화명장미원에 장미꽃 필 때, 아내와 화명생태공원에 와서 산책을 하고 간 후 2년이 지나서 혼자 다시 찾았다. ....약 8년 만에 화명 생태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와서 남쪽으로 걷다가 나루터 데크에 당도하여 수양버들 잎 봄바람에 흩날리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복숭아 맛 주스를 마신다. 8년의 세월...... 짧다. 너무도 짧다. 겨우 몇 달 전만 같은데,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인간의 수명이 평균적으로 80년이라고 보면 10%에 해당하는 시간이 너무도 짧다고 느끼는 것이다. 삶의 무상함...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모든 시..
아무런 인적도 없는 넓은 벌판에 가을 바람만 간간히 불어오고 있었다.아내와 나는 도로 등 도시 기반 시설만 되어 있는 허허벌판 낯선 도시를 그리움 찾아서 걷고 있었다. 10월 9일 한글날, 아내와 산책하러 갈 장소를 물색하다가 막내 처제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아파트를 분양 신청했냐고 물으니 그 안에 큰 공원들도 있고 아파트들도 많이 건축되고 있다고 했다.아내와 2년 전, 몇 차례 부산 에코델타시티 부지 앞을 지나는 도로를 지날 때, 단지 구획에 도로까지 되어 있는 것은 본 적이 있는데 2년 만에 그렇게 도시가 형성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걷는 것이 목적인 우리의 산책코스로 부산 에코델타시티로 정하고 낙동남로에 위치한 청량사에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