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告白과 回想 (124)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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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철로변 유휴부지 도시숲 조경사업의 인환으로 조성된 견우공원.살고 있는 아파트에 인접되어 있어서 거의 매일 산책을 하고 있는 길이 150m 소박한 공원이다. 저녁식사 후, 공원 산책로를 계속 반복해서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때로는 건강에 대한 희망사항도 생각하고, 미래에 대한 깊은 상념도 하게 된다.작지만 좌우로 핀 나무들과 꽃들 때문에 공기가 맑고 신선하게 느껴져서 좋다.때로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도 있어서 좋다.걷다 보면 어느덧 해가 지고 어스름하게 밤이 찾아오고 바람이 차가워진다.산책로 맨 끝에 당도하여 숨을 깊이 쉬고 마음속에 깊이 감춰둔 소망을 생각한다.건강이 안 좋은 나는 이 산책로를 걸으며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기도 한다.그리고 운동기구에서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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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까지도 깊은 어둠속에 속절없이 내리던 봄 비가 그치고 눈이 부시도록 맑은 아침이 열렸다. 봄 빛이 가득한... 5월 12일, 오전 아파트 뜰에 선 청단풍 아래에 섰다.간 밤에 내린 오월의 비로 잎사귀 마다 맑은 물방울들이 진주처럼 빛났다.모든 풀잎 마다 진주 방울들이 반짝였다.아름답다.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만난 숲과 나무들과 꽃들은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한다.5월의 봄. 황혼에 매서운 겨울을 만난 나에게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다.때론 힘들어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내에게 전화하여서 뜰로 내려오기 하여서 청단풍 나무 아래에 같이 서서 큰 숨 한번 쉬며 초록 생명의 공기를 흠뻑 마셨다.그리고 맑고 깨끗한 숲의 공원을 산책한다. 황혼에 매서운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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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침대에 누워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본격적으로 히말라야 산맥 속 잔스카르 강변 기슭에다 소망하던 상상의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자연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살아갈 그런 하얀 집을 짓기 시작했다.남쪽으로 소박한 창문을 내고 작은 벽난로를 설치하고 불을 피우고 그 앞에 흔들의자를 놓았다.그리고 창 밖의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보다 잠이 드는 그런 집.20년 전에 써 놓았던 생각 속에서 만들어 갔다.그리고 매일 밤 행복한 잠에 빠졌다. 백병원에서 퇴원하기 전날인 4월 16일, 나를 격려하러 온 수간호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동안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서 이런 아픈 상황이 슬프지 않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해 나를 돌보아 준 아내에게 많이 미안해서 가슴이 아플 뿐...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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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병상에서 눈을 뜨니 춥고 음산하다.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짙은 차가움이 어두운 하늘에 가득하다. 4월 중순인데 황사와 어우러진 스산한 짙은 회색빛 하늘, 지구의 멸망이 온 것 같은 그런 풍경이다. 장송곡이 잔잔히 흐르면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날씨. 어쩌면 이번 내 생애에서 만나는 마지막 4월일 수도 있는데, 계속 슬픈 날씨로 다가 온다. 참으로 잔인한 4월이다. .... 내 나이 70이면 살 만큼 살았다 아이가 지인과 통화하다가 한 말이다. 4월 17일 백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퇴원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임시로 하는 퇴원 같은... 아내와 엄광로 산복도로에 위치한 육개장 맛집에서 버섯육개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타고 귀가하고 4월 18일에는 집에서 보면서 등심 스테이크를 구워서 점심식사를 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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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3일 오전 10시. 오늘도 살기 위해 11알의 아침 약을 여느 때와 같이 변함없이 복용했다. 심부전에 의한 폐부종. 1년 전인 2023년 3월에 백병원에 입원하여 중환자실에 있다가 퇴원한 이후, 주기적으로 복수가 차고 다리에 발생한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한다. 3월 25일, 월요일, 정기 진료받으러 가서 담당교수를 만나 입원을 결정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4개월에 1번. 그다음은 3개월에 1번 입원하여 치료했는데 그리고 이번에는 2개월 만에 가야 할 것 같다. 점점 짧아지는 주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주 전, 진료에서 새로 나온 심부전 약을 처방받고 다른 심장약들과 함께 복용하고 있는데 아직 다른 변화는 없다. 부종을 치료하기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면 약 2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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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애써 바라지 말고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살려고 노력하라. ....핀다로스 신들은 시지프에게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었다. 그런데 이 바위는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산꼭대기에서 다시 굴러지곤 했다. 무용하고 희망이 없는 노동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그들이 생각한 것은 일리 있는 일이었다. .....알베르 까뮈중에서 언덕 정상에 이르면 바로 굴러 떨어지는 무거운 돌을 다시 정상까지 계속 밀어 올리는 벌을 받은 인간. 시지프스. 2023년부터 나는 지금 시지프스와 비슷한 벌을 받고 있다. 심부전으로 인한 폐부종으로 복수에 체액이 차면 백병원 가서 입원하여 체액을 빼어내고, 퇴원을 하고 몇개월 후, 다시 체액이 복수로 차면 병원에 입원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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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어느 때 보다 춥고 암울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었다. 혹한의 추위이거나 흐리거나 비 오거나 태풍같은 바람이 불거나.... 1월에 백병원에서 진료 중 받은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아주 나쁜 결과를 통보 받았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의 심장 건강 상태 !....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저혈압에 가까운 혈압이 계속되어서 미세한 어지러움이 진행되었다. 나의 일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으나 나는 이미 아내와 병원에서는 중환자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담당의사는 2월 초에 새로 나온 심장약을 추가하자고 하였으나 그 결과는 알 수가 없다. 아직은 조금 더 건강하게 살고 싶으나 그 또한 알 수가 없다. 그런 현실보다 나를 더 슬픈게 하는 것은 날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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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삶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공존하는지를. 그것은 나와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일상처럼 와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죽음은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 검은 옷을 입고 서 있었다. ............. 1999년 10월 심부전으로 처음 해운대 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니콜 키트만 1. 콧구멍으로 바람이 든다. 아주 미미한 생명 바람이 든다. 오늘이었는지, 어제였는지, 영안실로 실려나간 사람의 냄새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병상에 눕혀진 채 산소 호흡기가 코에 꼽혔다. 한 달만의 깊은 수면에 빠졌다 잠시 눈을 뜨니 중환자실로 처음 들어설 때, 하얀 커튼을 사이에 둔 바로 옆 병상에서 심한 구갈증의 기침을 해대던 할머니가 가족들의 나지막한 울음소리와 함께 영안실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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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는 8월, 잠시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푸른 단풍나무 아래에 섰다. 지난 6월 이후 꾸준하게 올리던 블로그도 하나 올리지 않고 조용한 일상을 보냈다. 연속하여 갈 나의 삶을 체념한 듯이 그리 보냈다. 올해 1월 말에 겨울 산책을 하다가 지병인 심부전에 기관지염이 겹치면서 1월, 3월, 5월에 세 번이나 백병원에 입원했었다. 3월에는 중환자실을 경유하여 1개월 이상 병실에 누워있었다. 그러는 과정에 심장 기능은 더 나빠지고, 신장(콩팥) 기능도 나빠졌다. 1달에 한 번 백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도 하고 정기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아서 귀가한다. 그러나 언제 다시 병원에 입원할지 알 수가 없다. 완치는 전혀 불가능하고 더 악화되지만 않으면 그것이 최선인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식생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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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은 아름답게 피었는데... 아내는 내 책상 근처에 여러 가지 꽃 화분을 심어 놓았다. 1달 전에도, 지금도 봄 꽃은 여전히 피었는데, 나는 그 사이 또 10일 간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 또 입원하러 갈지 알 수 없다. 며칠 후가 될지, 한 달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작년 12월과 2023년 5월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작년 12월까지의 나는 지병인 심부전을 가지고 있었으나 6개월에 한 번 내원하여 진료받고 6개월치 약을 처방받아오던 비교적 모든 것에 자유롭고 안 아픈 것 같은 사람이었으나, 2023년 2월 이후, 심부전과 기관지염이 겹치는 감기를 앓으면서 심장과 신장 기능이 심하게 나빠지면서 중환자가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삶, 그 생명의 시한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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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아침인 줄 알고 눈을 떴다. 그러나 창 밖은 아직 밤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반. 아침이 시작되는 여명까지도 한참이나 남았다. 어쩌면 영원히 여명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병상에 나는 누워 있었다. 지난 4월15일에 약 1달간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귀가한 후, 5월7일 다시 20일 여일 만에 다시 백병원 응급실로 가서 입원했다. 폐부종....폐에 물이 차는 증상. 응급실로 가기 전 이틀간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하고 고통의 밤을 보내고, 스스로 택시를 타고 백병원 응급실로 간 것이다. 그리고 폐에서 물 빼내는 시술을 받고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가 되었다, 퇴원한 지 20여일 만에 다시 입원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나 나에게는 그것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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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 입원하여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중간중간 의식이 돌아올 때마다, 간호사들이 근무시간 교대하고 들어 올 때, 한결 같이 손에 들고 있는 커피잔. 그 향기. 4월 15일, 퇴원하는 날, 태우러 온 작은 딸이 물었다, .... 아빠 뭐가 제일 먹고 싶어? .... 카페 라테! 그리고 생선 초밥. 중환자실에 있었던 2주간은 주사기에 연결된 액체로 식사를 대신하였고, 준중환자실로 옮긴 후에는 식사가 나왔으나 너무 맛이 없었지만 독한 약을 먹기 위하여 나온 식사량의 1/3 정도를 억지로 먹었다. 그래서 입원 1달 만에 9kg의 체중이 빠졌다. 그래서 먹고 싶은 음식들이 너무 많았다. 내 몸에서 원하는 음식들이라고 생각한다. 퇴원하여 집에 도착한 후, 작은 딸이 배달 시켜준 생선 초밥과 연어회, 그리고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