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바다건너 섬(제주) (6)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저의 작은 딸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처음 제주도에 갔을 때는 초등학교 입학 전이 었을 겁니다. 제주도까지 싣고 간 승용차 뒷좌석에 다리를 꼬우고 앉아 조그마한 입으로 서태지의 와 강수지의 를 귀엽게 한껏 폼을 잡고 부르던 폼 쟁이 아이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대학생이 된 그 아이가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어울려 제주도에 갔습니다. 제주도에 갔다 온 작은 딸아이가 아빠에게 선물로 넘겨준 것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제주도 풍경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는 순간 저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의 사진 찍는 스타일... 아무리 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저는 저의 사진을 알아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넘겨준 사진들은 바로 제가 찍은 듯한 사진들.. 구도를 잡는..
소길댁 이효리 때문에 유명해진 애월읍 소길리에 누나가 산다. 대방어지리국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누나가 일러준 대로 소길리 산책에 나섰다. 감귤 농장들과 말을 기르는 농장들을 지나서 굼벵이를 키우는앞을 지나며 한적한 길을 걸었다. 길 따라 걸으면 한바퀴 도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금세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에 멀리 한라산을 바라보며 다시 지났던 길을 되돌아 걸어서 누나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과 전복회와 전복버터구이,전복밥과 전복죽으로 푸짐한 점심식사를 하고, 가족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오후 3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제주공항으로 가기 위해 소길리 누나 집을 떠나던 날의 소길리에서의 가벼운 산책이었다.
12월 27일, 김해공항에서 오전 10시 40분 발 비행기를 타고 집안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제주도로 왔다. 장례식을 치른 12월 28일, 오후 늦은 시간, 서울에서 온 동생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대구에서 온 사촌 형과 함께 애월항으로 가서 칼로 자른 듯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애월해안도로를 달려서 구엄포구에 잠시 차를 세우고 돌염전을 산책하고, 다시 차를 돌려서 신엄포구쪽으로 와서 저물어가는 제주도의 바다 풍경을 즐겼다. 부산에 평생 살아서 바다 풍경을 질리도록 보고 살았는데도 바다는 언제나 좋다. 바닷가 인근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2층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의 해후를 즐기던 애월 산책이었다. 그날 저녁, 소길리 누나의 집으로 돌아와서 대방어회와 부시리 회, 맑은 대방어 지리탕으로 풍족한 저녁식사..
12월 27일, 오전 10시 40분, 대한항공을 타고 제주도로 갔다. 37년 전인 1983년 11월에 태어나서 처음 일본 후쿠오카 가는 비행기를 탔었다. 그 후, 일본 14번, 유럽과 오세아니아, 캐나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비행기를 타고 출장과 여행을 했으며, 서울로도 비행기 타는 출장을 자주 갔었다. 30년 전인 1990년에, 딸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왔었고, 22년 전인 1998년 여름에 사업주와 제주도 서귀포 신라호텔에 와서 자고 간 이후 22년 만에 제주도로 오게 된 것이다. 1997년 캐나다 여행을 끝으로 해외여행 가는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1999년 외환위기사태로 인한 사업의 파멸과 건강악화로 비행기를 탈 기회도 없었고, 담당의사도 가급적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
한국 여행 2003 제주도 시인의 詩 1 오늘 이 해역을 누가 혼자 떠나는갑다. 연일 흉어에 지친 마지막 투망을 남겨 둔 채 섬보다 더 늙은 어부 질긴 심줄이 풀렸는갑다. 2 이윽고 섬을 가뒀던 수평선 태반을 열어 놓고 남단의 어족을 다스린 지느러미를 순순히 펴며 바다는 한 척 폐선을 하늘 길로 띄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