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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단언하건대,시방 나는,유신론자도무신론자도미신론자도 아니다. 그저실존하는 자로서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다, 몇 가지 생존방식에 거부하지 않고순응하는 사람일 뿐이다. 성냥불빛이든,촛불 빛이든,오래된 백열구 불빛이든,형광등 불빛이든할로겐 불빛이든, 질흙 같은 어둠 속에,절망 속에.홀로 외로이 뜬 배는 배부른 선택을 할 겨를이 없다. 체면이거나,궁극적인 관념과 생색.위선 가득한 이성적 실재론으로 따질 겨를이 없다. 티끌만 한 불빛이라도희망을 향한 나침판을 볼 수 있고작은 등대가 된다면, 나 이외의 힘에 의지하려는 것은 아니다.결국 진흙 같은 어둠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나 스스로 일뿐이다. 그래서 신의 존재를 믿든지,신의 존재를 믿지 아니하든,미신을 믿든지,미신을 믿지 아니하든, 살아남아 실존하려는..

놀랍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것이 기적인지 모르고 산다.크고 작은 기적들을 그저 운이 좋은 탓이겠지라고 하거나 우연이라고 생각한다.크고 작은 만남들과 상황들을 아무런 생각 없이 자가 필요에 의한 판단으로 기준한다.어떤 것이 기적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1.....전에 어디서?.... 기억이 안 나나 보네..... 뵙기는 했는데,.... 전에 요 아래서 커피 마신 적이 있죠?.... 아! 네. 1년 전인 1997년 12월 31일 아침.붉은 티셔츠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하듯 새로 만들어진 수변공원으로 와서 길거리 커피를 마신 적이 있었다.그 전날에 이미 지급하여야 할 자금들을 결재해 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한적한 이 바닷가로 찾아와서지나간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 다가올 새해의 구상을 하려고 했다.신년 연휴..

어바웃 슈미트 About Schmidt, 2003 감독 알렉산더 페인 주연잭 니콜슨 케시 베이츠 홉 데이비스 더모트 멀로니 (01) 2월 26일 **** .................................................................................... 와일드 Wild, 2015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토마스 사도스키, 킨 맥레이 (02) 2월 27일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튼..

하얀 골목길을 돌아서면푸른 바다가,또 다른 골목을 돌아서면푸른 바다가 보이는까뮈의 연안 알제리 해안도시처럼, 해송 숲을 돌아보면푸른 바다가,또 다른 솔 숲을 돌아서면야망이 부재중인 사람의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이기대. 그래서 나는.알제리의 지중해 연안과 이기대를 사랑한다. 1. 순결 산 하나 동해바다에 빠졌다. 산 하나 푸른 하늘에 빠졌다. 솔 숲 가득한 산 하나. 산과 바다와 하늘이 서로 빈정거림도 없이, 나무람도, 의심함도 없이 제자리를 지키어, 산 오르며 보는 하늘, 내리며 보는 바다. 해풍으로 목청을 틔운 새들의 노래, 이 틈새, 저 틈새로 잘 어우러지게 핀 해바라기. 속 마음 다 털어내어 소유욕 0 이 되는 날까지, 산과 하늘과 바다의 순수한 숨결 곁에 머무르며, 슬픈 전설을 망각하지 않..

.... 밤에 나는 두 사람의 인간을 보았다. 최대의 인간과 최소의 인간을,그러나 그들은 어쩌면 그렇게 서로 닮았는지, 최대의 인간에게서 너무나 인간적인 것을 보았다. 최대의 것도 너무도 왜소하다. 이것이 인간에 대한 나의 권태이다. 그리고 최소의 것도 영겁이 회귀한다는 것. 이것이 노든 생존에 대한 나의 권태이다.......... 니체 1. ..... 당신은 안돼!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해 달라고... 알베르 까뮈, 장 폴 사르뜨르, 니체. 철이 들 무렵부터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과 문학에 심취한 탓으로 신의 존재나 종교를 부정하지는 앉지만 오래된 잠재의식 속에서 그런 것에 의지하지 않았다. 언제나 의존하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있다. 인간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

.... 아직 애들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자. 하루라도 더 행복하게... IMF외환위기 여파로 모든 설계비와 감리비가 전부 나오지 않고 연체되고, 설상가상으로 집중 세무조사에서 거액의 세금이 더 추가 부과되어 버티기 힘든 날들이 계속되었다.마지막까지 힘이 남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해보자며 몸부림치던 1998년 가을.부모님 차례를 집에서 물이라도 떠놓고 지낼 수 있게 추석만이라도 무사히 넘길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할 때였다.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아내에게 현재 처한 상황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하는 것이도리라는 생각으로 아내와 단 둘만의 슬픈 여행을 떠났다.해운대 달맞이 언덕에서 출발하여 바닷길을 따라 7번 국도를 지나며 아내에게 회사 상황을 이야기했다.이미 조금 눈치를 채고 있었던 아내는 이야..

매일 쓰는 일기에는 거의 매일 종일 집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계속되는 추운 날씨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2월 4일 날 백병원의 정기 진료를 받았다.입원하여 복수를 빼는 치료를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내와 함께 동행했는데, 여러 가지 검사 후아직은 괜찮다고 4월달에 다시 체크하자고 하여서 두 달 치 약을 처방받고 돌아왔다.입원하지 않아서 기분이 좋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약간의 불안감도 생겼다.또다시 2개월의 휴가를 받은 느낌이다. 날씨를 탓하며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만 머물고 있으니 무기력해지고 살아가는 의미에 의문이 생겼다.그래서 가벼운 외식이나 외출을 시작했다. 엄청난 추위가 몰아친 2월 7일에는 아내와 함께 지인을 서면 롯데백화점 9층 식당가에서 만나서에서 복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

Ⅰ.바람이 아주 차가운 겨울날이거나, 어려운 일들을 기분 좋게 처리한 다음이거나설계비를 수금하여 회사 통장에다 기분 좋게 입금을 시키고 난 후에는 습관처럼 바닷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혼자 푸른빛의 해운대로 달려왔다. 넓은 통유리 너머 야외 수영장과 야자수 나무 사이로 눈부시도록 푸른 동해바다의 남단 끝.낯선 나라 여행길에서 만나는 신선한 충격과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에서 뜨거운 온천수에 깊숙이 몸을 담근 채 환상적인 바다풍경을 즐길 수 있던 오후의 파라다이스호텔 사우나검고 짙은 초록빛 돌로 장식된 그곳에서 깊고 편한 휴식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낼 수 있었던 여유를 가졌었다.목욕 후 한결 가벼워진 어깨, 조였던 넥타이를 느슨히 풀고 와이셔츠소매를 팔목까지 걷어붙인 채, 혼자 또는 마음 편한 사람들을 불러 마..

두 사람 다 슬프다.두 사람 성 뒤에는 사장이라는 호칭이 있다.두 사람 다 승용차가 없어졌다.두 사람 다 강한 시장기를 느끼고 있다.두 사람 다 지금 가진 돈이 없다.두 사람 다 배가 많이 고프다.두 사람 다 재기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이다. 1.P사장과 온천장에서 헤어질 때부터 예정에 없던 겨울 가랑비가 화려한 번화가 불빛들 사이로 내리기 시작했다.나이트클럽 앞 좁은 분식집에서 가락국수 한 그릇씩 비우고 각자 다른 약속을 위해 헤어져 가는 길목이 외롭다.우산도 없이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 가는데 얼굴에 와닿는 빗방울이 매섭기는 해도 뜨거운 가락국수 국물을 마신 탓으로 춥다고 느끼지 못해 다행스럽다. 지하철의 고가 역사.처음 PC공법을 도입하여 부산 지하철 역사 건설에 적용 채택했을 때, 낯선 새로운 공법..

신년 연휴가 끝난 이 항구도시의 겨울은,바닷바람이 꽤 쌉쌀히 매섭기는 해도 가슴팍으로 드는 햇살은 그래도 따스하다.승용차가 없어진 이후, 첫 외출로 오랜만에 집을 나섰는데,낯선 외출.큰 길까지 낮은 언덕길을 내려가며 줄곳 고민을 했었다.아침에 아내에게 받은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담배 한 갑사고 남은 돈은 8,400원점심은 굶으면 되는데, 늦은 아침이라 더 먹고 나올 걸 하는 후회가 든다.새벽까지 잠을 들지 못하는 오랜 습관 탓으로 하루에 담배 한 갑으로는 늘 모자랐다.저녁때 담배 한 갑 더 사야지... 버스를 탈 것인지, 택시를 탈 것인지를 버스 정류장이 있는 대로변까지 나와서도그 고민을 끝내지 못했다.굶더라도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택시 요금도 만만치 않은데다 길이라도 막히면초조한 마음으로 요금 계기판..

기인슬픈 음모가 끝났다.파멸 중에서도 그래도 조금은 행복한 파멸을 위한음모의 각본,그 초안을 탈고한 자가푸른 바다를 우상처럼 섬기는 자가 그 성전에,바다의 성전에 올라 기도한다. .... 다만 나의 오류를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만 살고 싶습니다..................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서 1.이제 다 끝난 것 같다.모든 것이 갑자기 지나갔다. 미련과 애착.쉬이 털리지 않는 몇 가지 욕심들.나의 이름과 회사,모든 것을 다 걸어서 만든 경력과 사소한 명예.10년 이상 두 딸들이 성장하며 살던 집.분신처럼 같이 뛰어온 승용차까지 다 포기하고 나니남은 것은 내 몸 하나와 아내와 나의 딸들 뿐, 무엇 하나라도 살려내려고 몸부림칠 땐지독한 번민과 고통이 양 어깨에 수천만 톤 짐이 되어 내려앉아서숨마저 ..

I 'am a fool to want you I 'am a fool to want you To want a love that can't trueA love that's here and others tooI'm a fool to hold you 허스키한 빌리 홀리데이의 Jazz와 커피.맑고 옅은 던힐의 담배향.차가운 웰치스 그레이프의 보랏빛 목 넘김.쉬고 싶었다.깊숙이 몸을 뉘인 채. 1. 넌 잠들려고 한다. 어찌하다삶의 주사위를 하늘 높은 곳에다 던져놓고생존 가능성의 절대 조합 숫자를 헤아리는데붉은 격자창 너머남쪽 끝자락 동해 바다에서 물들어 오른 파란색 Jazz.억울하게 모진 죄지은 사람이 저 스스로 찾아와서곁에 와서 머무려고 했는데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연민으로차라리 눈 감고 잠들고 싶은 파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