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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늘로 오르는 정거장 알프스의 하얀 꿈으로 엮은줄을 타고하늘쪽으로 오른다.나는 고공공포증 환자이나 두렵지가 않다.벼랑에 수직으로 매달려 오르는 케이블 카.추락한다 해도 두렵지가 않다.알프스에 매달린 채떨어져도 알프스인걸...아주 멀리엥겔베르그 종착역으로 오르는단선 철길은하얀 숲속으로 잠시 은신하고,이른 봄,아직 녹지않은 호수는 알프스의 거울처럼짙은 빛 하늘색을 담고,예배당이며, 학교 지붕이며,사람들이 사는 지붕들이이내 작고 예쁜 인형집 되었다가.은빛 세계 속으로 침잠되어,알프스의 깊은 색감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세군데 하늘로 가는 정거장을 거쳐티틀리스로 간다.내 생애 가장 높이 올라가는 땅으로.. 두렵다.하늘에 우주의 척도로도한치 더 가까워진 땅.그 우주와 하늘로부터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하얀 알프스..

하늘아래에서도더 높은 하늘 아래 하얀 마음속.원색의 푸른 하늘 꽃무늬로티틀리스Titles의 문을 여는1050m의 엥겔베르그.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손잡고빙글빙글 둘러하늘을 바치는 사이에자만심 강한 편집증의 상록수와그 아래 모듬살이에 익숙한 아이들이 사는.. 알프스의 얼음물이 흐르는작은 샛강 위나무다리 건너는 양 떼 속,하이디의 검은 방울새와 여린 꿈이 지날 때한줄기 목쉰 봄바람. 양젖 짜는 두 손끝에맑은 휘파람 소리가 일어피어발트 슈테터 호수에 이르는데,보랏빛 꽃들이 하얀 눈 속에서도향기를 잃지 않으니,하늘색,알프스색,땅색이 꿈 색이 되어엥겔베르그의 나부끼는 깃발이 되고,예배당 높은 종탑뒤로,알프스의 천연 벽지 위로평화로움을 담은붉은색 행글라이드 하나떠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루체른에서피어발트..

서쪽 블루마운틴으로거의 다 넘어가버린 햇살이 남아있는 하버브릿지를 향하고 있는오페라 하우스 테라스 바닥.한 구석에,털썩 내려앉은,작고 매력적인 예쁜 동양 별 하나. 머언이국 저녁 하늘 아래서 만난,사이비 천문학자와 샛별.서큘러 선창길을 같이 걷는아름다운 우연,파리에서 조앙을 만나는 라비크처럼,,열린 화제로,분별력과 보편적인 만남의평행선을 유지한 채로 걸었다. 항구에 면한 노천카페들 사이로꽃다발 더미가 지나고, 자유로움이 지나고사랑이 지난다.작은 별의 향기로운 숨결 속으로내가 지난다. ... 영국식으로 어" 대신 "아".. 브리스반이라고 해야죠.... 브리즈반?.. 아니..... 브리스반?... 그래요 오케이. 까르르 웃는 하얀 치아에비치는어떤 외로움. 힉슨 거리로 다가설 때,방울마다,향기 배인 빗방울...

남 회귀선에 걸린 스프링 힐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북극성은 아득히도 먼 데, 먼 길 떠나온 이국인을 맞는 퀸 스트리트 몰에서는 체리빛, 황금빛 알갱이를 별대신 온 거리에다 내다 걸고, 밤의 물레를 돌려 낭만을 짜낸다. 1824년 탈옥수를 수용하는 징벌 식민지로 시작된 모턴만의 사탕수수 선적항 까지 흐르는 브리즈번 강변, 이른 아침에 들른 에드워드 스트리트 타터솔스 아케이드의Koffies Express Bar. 스페인계 여종업원의 완벽하게 다듬어진 아름다운 육체에서부터 한가득 풍겨오는 모카향. 한번 받은 미소로도 휘청이는 두 다리. 거리가 바라보이는 창가에 앉아 마시는 카푸치노. 계피 향기 너머로 무수한 밝은 빛이 쏟아진다. 멋진 번화가의 절제된 흥청거림과 어떤 낭만. 아주 오래전 부터 모든 인류와 도..

1962년, 내 나이 15살, 중학교 2학년이었다.당시 내가 살던 동네에서 TV가 있는 집은 유일하게 신발공장 사장집뿐이었다.그 집 아들이 내 나이 또래여서 미드 전투를 방영하는 날은 동네 아이들과 그 집 작은 거실 바닥에 모여 앉아서 흑백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전투 를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빅 마로우,닉 제이슨...하는 주연의 이름과 함께 흐르는 빠바바빰빠밤, 배경음악은 6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전투 를 본 날은 그 집의 창고에서 그 집 아들과 동네 아이들과 함께 전투 놀이를 신나게 했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도 나의 전투의 정찰 임무는 계속되었다. 그 신발 공장 아들은 지금 모 그룹의 회장이 되었다.그 친구와는 흑곰, 백곰으로 서로 부르는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나..

운명아! 너에게 결코 지지 않겠다. 죽지 않을 만큼만 아프게 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 만큼만 배고프게 하고 좌절하지 않을 만큼만의 희망을 갖게 한다. 머물 집이 없어지면 바로 머물 곳을 주고 일터가 없어지면 바로 일터를 주고 벼랑끝에 서면 바로 줄을 던져 준다. 그리 다시 일을 하게 하여 쌓이지 않을 만큼만의 부을 갖게 하고 부가 쌓이려하면 바로 다 거두어간다. 그런 굴곡 많은 삶이 몇 차례 반복되어 나는 그런 삶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희망과 좌절이 교차되고 반복되는 사이에 나는 늘 새로운 삶의 진리들을 배우고 느껴 왔지만 고되고 고통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미 예언되고 예상되어 있어 그 순리를 따르기로 하여 아무런 저항없이 받아들인 나의 인생 시험. 나는 산으로 걸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

3월이 와도 겨울 추위는 지나가지 않아서 2월에 이어서 외출과 산책을 자제하여야 했다. 눈 구경하기 어려운 부산이지만, 중부 지방에서는 폭설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을 움츠려야 했다. 매일 쓰는 일기에는 종일 집에서 머물다라고 써야 했다.그래서 아내와 둘이 또는 아내와 함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가 주요 외출 내용이 되었다. 지난 구정 전, 해운대 신시가지에 사는 친구가 전화 와서 유튜브에서 부산의 맛집에서 보았는데, 그곳이 내가 사는 아파트 근처인데 이 맛있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자주 지나치는 바로 집 근처에 위치한 곳이어서아내와 1월 17일 범천동에 위치한 에 가서 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또 한 번의 봉급날인 국민연금과 노령연금이 나오는..

나는 몽상가인가?미래를 잊은, 현실을 도피하는 수단의 허상과 허구만을 추구하는 그저 꿈꾸는 자인가 ?하얀 벽에 금도금의 아랍 문양. 돔처리된 회반죽 천정 아래 도는 금빛 장식 선풍기.향 커피 냄새가 싫다. 인도 카레향이 배인 벽. .... 불확실한 소유 속의 사랑은 불가능한가?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그냥 올라가라 그랬다. 간밤에 전혀 잠을 자지 못한 게다.그의 수척한 얼굴뒤로 오세열吳世烈의 흑백사진이 하얀 벽에 걸린 덫처럼. 고통받는 인간의 표정과 몸짓 같았다. 하얀 반투명 커튼 뒤로 보이는 광안리 바다. 바다를 보지 말자. 바다를 보다 그의 얼굴을 보면 표정을 읽을 수 없다.새까맣기만 하다. 그의 눈 주위가 더 어두워 보인다.초조한 그의 손가락 장난질만 보인다. .... 일단 올라가서..

끝으로 향해 가는 길목에서의약간의 쉼인지, 추춤거림인지,이미 끝난 삶의 새로운 부활의 징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수원행이거나, 광명행 출장일 때는 늘 새로운 마음이다.화려한 꿈과 오랜 소망이 담겨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그곳에서는 헛걸음이라는 것이 없다.결코 이룰 수 없는 꿈, 허망된 꿈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닌,현실적으로 언제나 확실한 자기 자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수원이나, 광명에서 밤을 지새우고 나면,늘 아침 일찍, 안양천을 지나고, 도림교도 넘고, 서울교를 넘어서 여의도로 간다.국회의사당. ... 어디 가십니까?... 입법 처장실. 두, 세 차례 통제 끝에 다다른 그곳에서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조심스레 엄청난 변화를 불러 올 오랜 소망으로 다가감을 느낀다.누구도 이 느낌을 감지하지 못한다..

2층 구름다리 건너편에서 열차에서 내린 한 무더기 인파들이 쏟아져 나왔다.계단 중간 난간 가로등 아래에 서서 바라본다.아무리 훑어봐도 보이지 않는다. 벌써 5번째 기차가 지나갔다.열차에서 내려 구름다리를 건너온 사람들은 눈보라를 동반한 매서운 바람을 헤치고 뿔뿔이 흩어졌다.뒤쳐져 걸어나오던 중년 남자가 내게로 다가왔다....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주려던 손 끝이 바르르 떨린다..... 춥다.... 저기, 이게 서울에서 내려오는 마지막 전철입니까?... 잘은 몰라도 한 대 정도는 더 있을 거요.등을 돌려 서둘러 가는 그의 뒷모습 너머로 하얀 눈이 계속 내린다. 역 광장 길 건너 매산로에서 지하도를 건너와서 남자들 유혹을 해대던,지하도 입구와 공중전화박스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여인..

하얀 와이셔츠를 벗었다. 조여진 넥타이를 풀고 바지도 벗어버렸다.샤워를 하고 홀가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지난여름 이후부터 차 트렁크 안에다가 몇 벌의 여분의 옷과 양말을 담은 가방을 휴대하고 다녔다.도망자처럼,자의 아니게 오랜 시간을 방황해야 하는 시간들이 많아진 까닭이다.내일 입어야 하는 양복을 여관방 옷걸이에 걸어놓고 거리로 나섰다.서울의 위성도시인 신흥도시 광명의 화려한 밤이 열리고 있었다,걸을 수 있는, 걸으며 즐길 수 있는 거리 조성을 잘해놓은 탓으로, 외국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새로운 감각과 느낌이 강했다.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외국인들과 아름다운 여인들이 활보한다.혼자 해야 하는 저녁식사가 서글프고 외로워서 망설였다.그런 내 마음을 알아나 주는 듯이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길..

뱅뱅 사거리를 뱅뱅 돈다.이리 뱅뱅.저리 뱅뱅. 내 삶도 뱅뱅.돈도 뱅뱅.꿈도 뱅뱅. 그 해 여름.서울 뱅뱅 사거리에서 뱅뱅.테헤란로에서 뱅뱅.강남역 사거리에서 뱅뱅.그저 뱅뱅 돌았다. 돈 만들러 갔다가뱅뱅 돌다 물만 먹고 내려오는 강남. 1.60억이 왠말이고 !하늘이 무너져도 이리 무너질 수는 없다.기표 날짜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다가100억이 80억.80억이 75억까지 내려갔는데,돈 준비 됐다고 올라오라 해 놓고60억이 왠말이고 !그 여름부터겨울 문턱에 다달을 때까지올라오라 하면여기저기 빚내어,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올라왔는데, 강남 문턱이 다 닳도록 왔는데,고속도로가 다 닳도록 왔는데, 이놈들도 사기꾼,저놈들도 사기꾼, 나도 사기꾼.. 믿어야 한다는 놈도 사기꾼,그것을 믿는 놈도 사기꾼,믿어야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