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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7월 12일 오후 아내와 안창마을 에서 오리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하고 집까지 걸어가는 산책을 시작하였다.안창로를 따라서 내려 가다가 엄광로로 접어 들었다.안창마을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인 급경사지에 집들이 붙어있는 산복도로 마을 호천마을을 지난다. 아내는 앞장 서서 걷고 나는 그 뒤를 천천히 걷는다.6월 28일 백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몸무게가 59.5kg 이었는데 , 이제 갓 20일이 지났는데 5Kg이나 몸무게가 늘어났다.물론 병원에서 체중을 너무 많이 빼어서 교수의 조언대로 잘 먹기는 했다.소고기 등심과 민물장어구이, 삼겹살, 불고기, 양갈비와 꼬지까지 아내와 지인들의 배려로 잘 먹고 있다.그러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또 배에 물이 찬다는 것일 수도 있어서 겁이 난다. 짠 음식은 아예 입에도 안 대고 고..

3주간 입원했다가 퇴원한 나는 근육이 많이 빠져서 기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이른 아침과 저녁 식사 후, 하루도 빠짐없이 산책로를 걸으며 다리 근육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3주전 오래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아내도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찾으며 생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다.그렇게 2주가 지나고 3주째에 접어드니 집에만 계속 머무는 일상이 힘이 든 아내가 엄광산, 백양산을 걷고 싶고, 경륜장의 숲길을 걷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 했다.지난주 월요일에는 생선 초밥을 사서 부산시민공원을 산책했고, 화요일에는 김밥을 싸가지고 성지곡 수원지를 걷고 왔었다. 3주간 입원을 하고 퇴원을 하니 다리에 힘이 풀려서 평지를 걷는 것은 그나마 괜찮은데,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계속되면 아직까지는 아주 많이 힘이 든다.예..

내 나이 70살, 초등학교 시절부터 책과 함께한 독서 생활이 아름다운 덤의 삶이라고 느꼈다.책은 나에게 아주 소중한 친구였고, 격려자이며 또 하나의 삶의 스승이었다. 독서의 관한.... 2003년 1. 가난함이 도서관. 초등학교 3학년.시내 중심가 기와집에서 살던 부잣집 아이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하루아침에 교통부 고지대 함석지붕집 단칸방으로 이사를 갔다.아버지마저 돈 벌러 간다고 멀리 떠나버리고,어머니와 단 둘이 낯선 부산 땅에 남겨졌다.학교 가면 아이들이.... 서울내기, 양파, 고래고기.... 하며 놀려대는 통에 친구 사귀기도 어려웠고허름하고 작은 산동네 집으로 일찍 돌아가기도 싫었다.그래서 가방을 울러 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서면을 지나는 전차를 구경하러 가는 일이 좋았다.그러다 ..

낮 최고 온도가 34도 까지 올라 갈 예정인 7월 8일, 폭염의 여름날집에서 김밥을 싸고 아이스 커피를 보온병에 담고 어제 아내와 약속한대로 성지곡 수원지로 향했다.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씨에 집에 머물며 에어컨을 켜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까웠다.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을 푸른 숲에서 보내고 싶었다. 녹담길을 따라 오르다가 수원지 아래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와 계곡 물소리가 맑게 들리는 곳에 아내와 자리를 깔고 앉으니, 편백나무숲을 지나온 7월의 바람이 시원하여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순수 자연 속에는 절망이라는 것이 없다. 그 모든 것이 그것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나름대로의 역할들을 한다. 개울가에 선 나무들은 나무들대로, 양지에 서거나 음지에 서거나, 그들은 늘 그..

7월 7일 월요일 아침, 5시 침대에서 빠져나와 아파트 뒷 공원 산책로를 아침 잠에서 깬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아주 천천히 산책을 하였다.이번 병원에서 3주만에 퇴원한 이후, 나의 몸 건강상태가 그 전과 다르다는 것을 계속 느꼈다.그것을 이겨 내려고 이른 아침과 저녁식사 후, 열심히 걷지만 호흡이 예전 같지 않다.담당 교수는 늘 나의 심장 기능이 많이 떨어졌음을 진료받을 때 마다 경고했다. 짠 음식을 경계하라는 조언으로 식빵과 수제 블루베리 잼,파프리카, 드레싱 하지 않은 양상추 샐러드와 키위 몇 조각, 삶은 계란 1개와 오렌지 쥬스로 계속 아침식사로 유지해 오고 있다.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살려고 작은 노력을 해 보지만순간, 어쩌면 이번 여름이 내 생애의 마지막 여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끔..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나는 길 위에 서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 때론 비바람 속에서도 나의 발길은 멈추지 않는다. 낯선 골목에서 마주친 미소, 익숙하지 않은 언어 속 따뜻한 손짓,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비록 짐은 가벼워도 마음엔 수많은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어제보다 더 넓어진 세상을 가슴에 품는다. 길은 끝이 없고, 나는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워진다. 그것이 바로 여행자의 삶, 그리고 나의 행복이다. .....가 써 준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1,999년 6월, 해운대에서 회사 이니셜 을 사용해 만든 DAUM의 칼럼 이 시작이었다.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다가 지은 칼럼 이름.26년 동안 다음 칼럼에서 블로그로 그리고 티스토리로 바뀌었다. 1999년에 처음 칼럼을 ..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나는 병상에 누워서 창 밖의 어두운 하늘을 계속 바라보며 작은 딸이 보내준 호두, 몇 알의 호두를 천천히 씹고 있었다. 나는 팔에 수액이 꽂히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그것은 팔을 고정시켜서 나에게 남은 자유로움을 뺏고 있는 것 같아서 싫었다. 몸은 아파도 나는 여전히 자유롭고 싶다..... 6월 27일 새벽 백병원 병실에서 6월 3일 대통령 선거. 대통령 이재명 6월 4일 왼쪽 얼굴에 물집들이 생기더니 대상포진이 되었다귀와 얼굴에 깨질 듯한 고통과 계속되는 두통이 반복되었다.6월 5일 아내 생일에는 혼자 롯데백화점 지하층 베이커리 에 가서 아내 생일 케이크를 사서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울의 작은 딸 또한 케이크 쿠폰을 보내왔다.대상포진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내와 외식..

하우스텐보스의 아름다운 모방 Huis Ten Bosch 때로는 인위적이거나 모방이 자연적인 것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진짜보다 더 진실한 모방은 원초의 것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오무라 만에서 6킬로미터를 끌고 들어 온 인공 해수로 운하와 바다를 만들고 그 안에 인공적으로 만든 아름다운 도시. 네덜란드를 테마파크로 형상화한 하우스텐보스. 자연과 인간이 서로 긴밀히 만나 삶의 터를 이룰 때, 세상이 아름다워 질 수 있음을, 인간들이 아름다워 질 수 있음을, 하여, 우리의 미래가, 우리의 도시가, 그리될 수 있음을 소망하고 싶다. 하아... 나는 지금 아름다운 사람들 곁에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1994년 회사 직원들과 견학차 오고 1996년 가까운 지인과 함께 찾았던 하우스 텐보스의..

이미 모든 것이 끝나버린 그리고 아무도 살지 않는 세상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달은 로마의 고독 위로 자신의 창백한 고독을 끌고 간다 그 달은 인적 없는 거리를 울타리를 광장을 아무도 거닐지 않는 정원을 수도사의 목소리라곤 전혀 들리지 않는 수도원을 콜로세움의 회랑처럼 황량한 외딴 수도원을 비추고 있다....... 샤토 브리앙.... 1993년 3월에 업무차 유럽에 갔다가 돌아보게 된 이탈리아 로마의 추억을 32년 만에 다시 돌아본다. 로마에서의 고독 어떤 여행지에서나 밤은 늘 고독하다 고독한 산책자.. 어쩌면 미치도록 외로운 고독감의 맛으로 여행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로마의 밤에 느끼는 고독감은 다른 여행지에서의 고독감과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샤토브리앙이나 괴테가 또는 장 그르니에가 그 아름..

잠적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인도양의 아침 열대의 하늘과의 어울림에한점 나무랄 데가 없는 빈랑나무들과그 그림자들이초록 잔디밭과 인도양을 향해 뚜렷한 금을 그어 놓고 있다. ....때론,어떤 존재와 그 형태가 규정된 어떤 선상에서 벗어나려 하나,이내부질없는 일임을 쉽게 알게 된다. 테라스 레스토랑,야자수 잎사귀 사이로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들고,연분홍 억키꽃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따뜻한 영국산 홍차와 다양다색한 고급스러운 치즈.질 좋은 베이컨과 부드러운 빵.신선한 오렌지 주스와 달콤한 멜론주스. 언젠가는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머물고 싶다는 소망을 두고,그럴 수 있는 합리적인 핑계모색..... 어떤 선택에 있어서 늘 지나치게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어쩌면우리 자신 또한 스스로 선택된 것이 아니기에굳이,이..

여행 중에는 뜻하지 않은 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세월이 꽤나 지났는데도 쉽게 잊히지 않는 추억이 스위스 루체른에서 있었습니다. 잊히지 않는 스위스 가이드 할머니와 싱가포르 여인 친. 여행 후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던 부분과 저 혼자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합니다.33년 전인 1993년 스위스 여행은 당초 유럽 여행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었습니다.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의 업무적인 경향이 강한 여행과 다르게한국으로 귀국 전, 갑자기 포함된 스위스에서의 이틀간의 여행. 취리히에서 하루를 보낸, 우리는 숙소인 알렉산드라 호텔의 지배인에게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코스를 추천받았습니다.. 그곳이 바로 취리히 중앙역 앞에서 출발하는 알프스 엥겔베르그와 티틀리스, 그리고 루체..

차는 파리의 밤을 서서히 미끄러져 갔다. 천장을 쉴 새 없이 두들기는 빗소리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환하게 불이 켜진 즐비한 샹들리에가 스쳐 지나갔다. 반인 반어인 해신 트리톤과 바다괴물의 상이 있는 콩코르드 광장이 어둑어둑한 가운데 광활한 모습을 나타냈다. 리볼리가 가 다가왔고 창문에 불빛이 반짝이는 루부르 박물관의 회색 자태. 강변로와 다리가 물결속에 단조롭게 한들거렸다. 센강, 불바알, 버스의 소음, 사람들, 가게들, 룩샘부르의 철책. 릴케의 시같은 정원, 몽파르나스의 묘지, 다닥다닥 붙어있는 유서 있는 집들과 길. 침묵의 광장,늘어선 나무들, 풍상에 퇴색한 동상들. 희뿌연 가로등,공중변소,성당. 호텔이 즐비한 골목길,로코코나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 프로스트의 소설에 나옴직한 컴컴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