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51 길들이기 나름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51 길들이기 나름

SHADHA 2004. 1. 29. 22:19


오 정 순




길들이기 나름

07/29




어느 수도원에 들어온 수사님이 면담을 하였습니다.

특별히 가치 있어 보이지 않는 일로 바쁜게 싫고, 무엇인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워 작심하고 수도원행을 하였는데 자기는 왜 그곳에서도 그렇게 바쁜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했지요.

상담자는 그의 하루 일과를 빼지말고 보고하라고 하였지요.

살아가는 방식은  변하지 않고 살아내야 할 대상만 바뀌면 삶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그는 증명해보였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이미 좁은 곳에서 오글거리며 경쟁하는 것이 DNA에 새겨져 이어져 왔기에 뉴질랜드에 간다고 한가하게 저들의 평화스러운 일상으로 살아낼 수가 없답니다.

저토록 아름답고 한유롭고 넉넉해보이는 땅에는 여행가서 실컷 부러워하고
감동하고  그 곳에 다녀왔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것이 아마 좋을 것 같다.

삶의 리듬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어느 노인의 말년은 물리적 조건으로 말하면 뉴질랜드 사진을 능가한다.

그녀의 기억에는 고생보따리인 6.25가 턱버티고 앉아 행세를 하는 바람에 웃을 수도 없다.

악착같이 벌어 모은 돈은 끌어안고만 있어야 직성이 풀려 연변 도우미에게는 김치도 제대로 먹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따로 김치를 담아먹게 하고  어찌나 혹독하게  주시를 하는지 치사한 나머지 라면을 상자로 사다두고 그 것을 삶아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극단의 이야기지만 우리네에게 각인된 정서의 바탕을 무시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빨리 바꾸지 못하는 병은 너무 빨리 사회가 바뀌었다는 말과도 통한다.

나는 여러 형제 속에서 부딛고 살아서인지 한적하고 사람이 잘 보이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없다.  

아마 나를 저 곳에 풀어놓으면 사람찾아 삼백리 할지도 모를 일이다.

늘 저곳에 사는 사람들은 오밀조밀한 곳에 오면 신기할지도 모르는데...

잘 읽고 보고 갑니다.



'줄의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정순53 시  (0) 2004.01.30
오정순52 꽃  (0) 2004.01.30
오정순50 이들도 사진보는 우리만큼 행복할까?<  (0) 2004.01.29
오정순49 잠깐 잊었다  (0) 2004.01.29
오정순48 자연은  (0) 200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