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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53 시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53 시

SHADHA 2004. 1. 30. 11:32


오 정 순




시장

08/22






길거리시장

길거리 시장에는 기다림이 있다.  
무엇을 살 것인가.
얼마에 살 수있을까.
누구를 만날 것인가
새로운 물건을 만날 수 있을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발걸음은 가볍고마음에는 뭉게구름이 뜬다.

목돈이 필요없는 장마당에는 기웃거리는 풍정이 깃들고 나그네들의 볼거리도 마련된다.

저마다 다른 문화의 부산물들이 이야기를 품고 손을 기다린다.

낯선 나라에 서면 유리진열장 안의 물건에는 별로 정이 가지 않는다.
이국의 먼지를 뒤집어 써도 장사의 소박한 손끝이 전해주는 인정이 있다면 먼지를 닦다가 이상한 램프의 요정이라도 만날 것 처럼 가슴 두근거린다.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는 문화의 결을 만나게 되고,
물자가 풍부한 나라에서는 질 좋은 토속물을 값싸게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조개껍데기형 오페라 하우스의 겉을 보고 와서 호주의 음악당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엘리자베스 공원의 아이들을 만났다고그 나라 사람들을 말할 수도 없다.

경찰서라는 간판 대신 도둑이 담넘는 모형을 붙여두었더라고 그 나라 경찰 행정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거리의 가로등 하나라도 내가 직접보고 지나온 거리라면 다시 사진에서 만나도 행복하고 웬지 친밀감이 든다.

여행의 뒷맛은 걸어본 거리에서 피어난다.

우리동네라도 걸어야겠다.
이승도 나중에는 다시갈 수 없는 여행지일터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