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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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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49 잠깐 잊었다

SHADHA 2004. 1. 29. 22:16


오 정 순




잠깐 잊었다.

7/23







잠낀 잊었다.

여름 가운데 무섭게 파묻혀
가을 이란 말을 잠깐 잊었다.

하마트면 나무가 늘 푸르다고 믿을 뻔했다.
나의 이런 건망증을 알고 신은 나무잎에 물을 들이며 "다시 보여 주지.얼마나 아름답게 변모하는지를"하는 것 같다.

이렇게 새롭다면 겨울도 새롭고
또 내년의 봄도 새롭겠다.

모를 일이다.
네가 내 아들인지 딸인지 새로우면 어쩌지?
시간이 너무나 달려서 느끼기가 어려워.

자연에 쏙
사람에 쏙

몰입하는건 외로움이야
외로움이 드러나지 않게 다른 것 속으로 들어가는거야.

내 잠깐 잊었다.
먼 나라가 있다는 것도.

내 딸이 삭발하고 나타나는 바람에...

머리카락도 무겁게 느껴지는 시간을 산 내 자식의 마음을 내가 어찌 다 알리.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 가지기까지 고달픔을 견디는 것은 필수라 하니 대견하다.

원하는 곳에 이르면 내가 뉴질랜드의 풍경을 보라고 말해야겠다.
아름답더라고...

활자에 지겨울 정도로 친했으니
이제 자연과 어울리는 인간의 거처를 보라고...

미적자극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