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Heartz
오래전 그 친구
09/04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가출을 해서 한참을 학교를 안나오던 그 친구는 결국 자퇴를 했다. 그것 때문에 난 짝이 없어졌다. 그 애가 내 짝이었다.
그리고 대학입학 전에.. 우연히 그 친구를 시내에서 마주쳤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는 헤어졌다. 어느 날 연락이 왔다. 그 오래전 친구는 나에게 돈을 꿔달라고 했다. 사고를 쳐서 200만원이 비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난 부모에게 용돈 받아 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돈이 없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돈을 꿔준건 아니었는데 왜인지 이상해졌다. 그 후론 연락이 없었다. 우연히 시내에서 그 아이가 다른 아이랑 차 타고 가는 걸 본적도 있다. 그러나 가는 걸 본것이라 아는 체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아는 체 할 자신도 없었다. 왜일까? 미안하고 좀 그랬다.
그리고 오늘 서울 올라오는 터미널에서 그 친구를 다시 만났다. 그 오래전?에 만난 그 친구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 더 남자다워졌다. 여중, 여고에서 인기있는 애들은 좀 남자같은 면이 있기도 하다. 그 애도 그랬다. 지금도 그 때 같았다. "미소년" 같다. 이제 결혼도 하고 싶다는 그 친구는 조금은 낯설었다. 차에서 얘기하며 오는데... 자꾸 그 친구는 "너희들"이라며 말했다. 대학간 친구가 "너희들", "애들은"에 속하나 보다. 나도 포함된 이야기다. 그러나... 난 "너희들"이나 "애들은"에 속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나도 때론 "너희들"하면서 대학친구들을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 요즘 국가고시를 봤단다. 그래서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했다. 취직을 할려고 해도 고졸은 필수라고 꼭 따야했다고 했다.
갑자기 내 생각이 났다. 난 뭐지?
하여튼, 그 친구랑 헤어지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신분사회가 아니다. 봉건사회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겐 뭔가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학력으로 생기는 돈으로 생기는 힘으로 생기는 정파차이로 생기는.. 종교로 생기는... 견해차이등.. 보이지 않는 계급과 계급이 있다.
그 속에 나도 있을까? 그렇다면 난 어디에 속하고 있는거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다. 박쥐처럼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기도 싫고... 우직하게 하나만 고집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무엇도 구분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냥 그러고 싶다.
그 오래전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너무다 다른 생활을 한 우리라서... 만나서 또 할 얘기가 있을까? 조금은 만남이 두려워진다.
아마도 한참을 못 만날 것 같다. 그 한참이 정말 너무나 한참이 될 수도 있다.
오래전 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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