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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간절곳 겨울산책
신라시대 때에 왜국으로 볼모로 끌려간 재상의 아내가 어린 두 딸들의 손을 잡고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다보던 곳. 간절곶. 그래서 그 어느 바다보다 해가 일찍 뜨나보다.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곳. 어차피 그 천년을 다 살지도 못하고, 백년도 채 살지 못할지라도, 새로 시작된 천년의 머리맡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지나간 천년과 새로 시작된 천년, 그 두 천년에 걸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난 겨울의 동해바다가 좋다. 서해바다는 원숙미가 넘치는 세련된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고, 남해바다는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지만 겨울의 동해바다는 이지적이며 고혹적인 여인의 체취를 느끼게 하여 좋다. 차갑도록 시린 그 푸른빛을 나누며 서로 외로워할 줄 알아서 좋다. 백..
울산,울산,울산
2022. 2. 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