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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경주 안압지의 겨울풍경 본문

천년고도 慶州

경주 안압지의 겨울풍경

SHADHA 2010. 1. 28. 22:01

 

 

 

 

경주 안압지의 겨울풍경

 

신의와 약속에 관하여

 

 

 

 

 

    지난 밤까지 계속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있는 오전.
   대구로 올라가 손님을 만나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같이 한 후,
   나는 잠시 머뭇거리며 어디로 산책을 갈까하고 망설이다가
   경주로 향했다.
   갑자기 안압지가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간간히 부는 바람속에 겨울햇살이 따스하게 내려 쬐는 뜰,
   안압지의 뜰에 내려 앉을 때,
   안압지를 도는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상념에 빠졌다.

   왠만해서는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는 내가 며칠전 오후에
   전화 통화를 하면서 심하게 흥분을 해서 화를 내고 있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하고 상식에 심하게 벗어나는 짓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설계를 의뢰하겠다며 계획을 해 달라는 대구의 한 사업가의 부탁을 받고 작업을 했으나.
   머지않아 땅의 위치를 바꾸겠다며 계획과 사업계획서를 다시 해달라고 하여,
   그냥은 자꾸 작업을 해주기 어려우니 기본계획 계약을 하자고 요구했다.
   기본계획비를 계약시 50%, 납품시 50% 지불받는 것으로 합의하여 계약하고
   작업에 들어 갔으나 계약 당일날 계약금을 계좌입금시키겠다고 해 놓고는
   내일, 모레 하면서 십 수차례나 약속을 어기면서도 작업은 계속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기를 20일이 지나고, 나는 계약서대로 납품할 날짜에 맞추어 작업을 다 해 놓고
   작업을 다 했으니 계약금을 보내주면 작업 한 것을 가지고 가서 보여 주겠다고 하니,
   당초 내게 지불해야 할 계약금의 1/3만을 보내 주면서 곧 나머지를 보내주겠다고 해 놓고
   또 몇 차례 약속을 어기더니, 중간에 소개한 사람을 통해, 희안한 요구를 해 왔다.
   처음 작업하다가 자기가 취소시킨 프로젝트와 이번에 완성한 프로젝트,
   그리고 계약하지도 않은 영문화한 기본계획과 사업계획서를 다 만들어 오면
   계약금 남은 부분 2/3를 주고, 잔금은 마음에 들면 주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해왔다.
   하여,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신의없는 몰상식함에 대하여 항의하였다.
   차라리 자금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사실대로 이야기 해 주면 나는 도와 줄 수 있었지도 모른다.
   허지만 그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고 거기에다 상식에도 없는 행위를 했기에
   나는 용서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대구에 있는 또 다른 사업가가 부산으로 직접 날 찾아와 바로 계약금 50%를 지불하며
   종합계획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일이 너무 광대하고 복잡하여 완료 일자를 구정 전까지 하겠다는 내게 그는
   가능한이면 이달 말까지 해주면 고맙겠다며 부탁을 했다.
   나는 그의 부탁때문에 매일 집에까지 일을 가지고 와서 새벽까지 쉬지않고 작업을 하여
   이달 말보다 빠른 오늘 (28일) 작업을 완전히 완료하여 대구로 올라가 납품을 했고
   그 사업계획서에 그는 무척 만족을 하며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나머지 잔금을 입금시켜 주었다.
   그와는 계약서 조차 작성하지 않고 서로 믿음으로만 행한 일이였다.

   지난 10월이후 난 몇 달동안 신의와 약속을 진짜 지키지 않는 사람과
   그것을 아주 잘 지키는 사람을 같이 겪었다.

   그래서 오늘 대구를 떠나 경주 안압지로 와서 산책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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