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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한옥호텔 라궁 羅宮 본문

천년고도 慶州

한옥호텔 라궁 羅宮

SHADHA 2007. 9. 17. 08:57

 




한옥호텔 라궁 羅宮

신라 밀레니엄 파크 4





신라 천년고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의 보문단지에 들어선 한옥 호텔 라궁은
서양식 호텔처럼 화려한 장식도, 최첨단 호텔처럼 다양한 편의시설들도 없지만
뒷편으로 낮은 산이 건물을 포근하게 휘둘러 감싸고 있고 남쪽이 열려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옥 특유의 운치를 느끼게 한다.

라궁 내 객실은 총 16개.
길게 이어지는 지붕을 공유한 채 독립된 각 객실이 회랑을 따라 이어진다.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ㄴ자로 객실이 연속해 있으며
로비가 있는 관리동과 함께 ㄷ자를 구성, 뒤쪽 산으로 이어지며 빙 둘러싸인 ㅁ자형을 구성한다.
라궁은 굉장히 큰 한옥이지만 객실은 도시형 한옥 구조를 적용, 네 가지 유형이 있다.
앞쪽 호수로 돌출된 누마루형, ㄷ자형을 기본으로 하는 마당형, 그리고 스위트룸 두 가지 유형.
건물의 규모는 크지만 그것을 엮는 유형은 단순화시킨 라궁은
치목治木, 시공, 조립을 모듈화하여 1백 일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을 가능케 했다.
한옥의 현대적인 공간 성격은 물론 그 공법에서도 혁신을 이루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꿈과 우상은 호텔왕 힐튼이였다.
지금처럼 인터넷 등 충분한 자료가 없던 시절, 힐튼에 대하여 더 많이 알기 위해
신문에 연재되고 있던 힐튼의 회고록을 전부 오려서 스크랩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건축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건축사가 되게 한 그 바탕에는
호텔왕 힐튼에 대한 동경과 집념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건축사가 되고 난 이후
나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성없는 몇 개의 작은 호텔을 설계하였을 뿐,
그 오랜 꿈과 이상을 담은 호텔은 십몇년째 설악산 땅에다 두고 세월만 보내고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멋진 호텔을 설계하겠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은 채...
하여 전통 한옥 호텔 라궁은 나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이였다.

태풍이 지나간 아침에 다시 나타난 푸른 하늘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