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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수정산 장승 테마공원과 농막골 산책 본문

靑魚回鄕(부산)

수정산 장승 테마공원과 농막골 산책

SHADHA 2015. 9. 22. 09:09

 

 

수정산 장승 테마공원과 농막골 산책

수정산 가을 산행 3

 

 

2010년 10월, 병원에서 퇴원한 후, 건강 회복을 위하여 선택한 가벼운 트레킹 코스...

2011년 봄부터 2012년까지 수정산, 엄광산, 영도 봉래산을 많이 걸었었다.

새로 얻은 삶에 대한 고마움을 담고 밝은 마음으로 건강회복을 위해 걷던 길들...

수정산 장승 테마공원과 농막골...

3~4년만에 다시 가 보는 길인데도 마치 엇그제 왔다 간 것 같이 느껴졌다.

그렇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생활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비전이 없는 삶을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득 2009년 4월 지리산 삼성궁 갔을 때, 가까운 측근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개척자와 천수답

 

삼성궁의 돌 탑 사이를 거닐면서 동행한 그에게 물었다.

 ....며칠 전 박실장이 서면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내게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하더라.
     예전에 나는 개척자였으나, 지금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수답 같은 사람이 된 것 같다고...너의 생각도 그렇냐 ?...
 ....제 생각도 박실장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개척자로 돌아 가기에는 지금의 현실, 국내,외 모든 정세가 아니기는 하지만....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몇 가지 변명거리를 가지고는 있으나, 사실 그들이 바라보는
지금의 나는 분명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천수답 임에는 틀림없다.
늘 남들보다 앞서 가기를 원하고,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는 개혁적 성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나의 내면 속의 또 하나의 나, 지독하게 보수적인 경향,
건축이라는 틀, 바깥의 세상으로의 변화를 원하고 있지 않고 있음이 그것이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내 곁에 머물며, 나를 지켜보던 그들의 눈에 그리 보였다면,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나 스스로가 벌써 인지하고 있는 나를 그들에게 들켰을 뿐이였다.
이제 서서히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산 아래 삼성궁을 거닐며 그런 상념에 젖어 들었다.........2009년 4월 삼성궁에서

 

그때, 이제 서서히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생각하였지만

다시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여전히 내가 천수답으로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제는 비가 와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밭이 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던 산책길이었다.


 

 

 

 

 

 

 

 

 

 

 

 

 

 

 

 

 

 

 

농막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