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Heartz
Re:눈 부릅뜨며... '똑바로 살아라'하는 자.
07/30
저와는 정말 반대네요. 저희 아버지 얘기를 좀 하죠. 저희 아버지는 서울대 나오셨구.. 자수성가하신 분입니다. 어렸을 적엔 정말 끼니 떼우는 것이 힘들어서 손가락 빨고 다닐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그런 모진 환경에서 '난 달라질거야' 그런 생각으로 버텨온 분입니다. 그러니까.. 어린 시절을 일하거나.. 공부 그런 것이 삶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분이기에... 자아가 정말 강하죠. 아무리 다른 이에게 좋은 마음을 써도.. 결국 믿는 것은 자신입니다. 결국...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죠.
저의 생일을 기억못함은 당연하구요. 저에 관해서 거의 기억하는 것이 없습니다. 언제는 제가 몇학년이냐고 하더군요. 제 나이 또한 가물거리고... 태어난 년도도... 제가 고3 때였죠. 일년 전부터... 10개월 전.. 6개월 전.. 계속 저의 수능 날짜를 물어보더군요. 대충 날짜가 헷갈리는 건 이해가 갑니다. 자신이 시험보는 것도 아니니까요. 11월 달이었는데.. 그것도 까먹더군요. 시험보는 달에.. 무려 5~6번을 물어보구도 다시 또 묻더니.. 제가 일주일 전에 묻길래 좀 짜증을 냈을 겁니다.
저의 아버지가 기억력이 나쁘냐구요? 천만의 말씀. 아이큐도 무지 좋아서 한번 기억하면 거의 안 까먹죠. 그런 분이.. 다른 사업자 관계자들 생일, 부인생일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 딸의 시험을 그렇게 수십번 물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성이 부족한 것이죠.
저의 졸업식도 기억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점심 먹으러 갔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식엔 엄마와 저 둘 뿐이었죠.
그랬습니다.
제가 삼형제 중에 둘째였는데... 엄마도 가끔 저에 관한 거 잊고.. 넘어가죠. 아버지야 전부터 기대도 안했습니다.
집에서 그렇게 무관심한 존재가 저 입니다.
참, 행복한 분이십니다. 그런 아버지에게 정말 잘해야 할 겁니다.
저는 집에서 내 놓은 자식이지만...
전엔 그런 무관심이 서러웠는데.. 요즘은 괜히 새삼스럽게 관심을 가지면 어색하고 짜증이 납니다. 이제 와서 뭔가 다시 시작하자는 거... 시기가 지났습니다. 이젠 그 어린 아이 시절의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아닙니다. 그 시절 상처 받았던 것들은 이제... 아물어서 다시 치료할 필요 없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난 널 다 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한달내내 말을 할 시간도 없고.. 일년 내내 얼굴 마주치는 날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대도.. 저를 잘 안다고 하더군요. 저도 아버지를 잘 모르는데... 흐..
아버지는 제가 쓰레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를 믿을 수 없다고...
전엔 그런 말 들으면 울었을 겁니다. 이젠 그런 말 들어도.. 그냥 가만이 있습니다. 그러거나 .. 말거나.. 무관심합니다.
더 이상 상처받을 마음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항상 아버지는 저에게 무식한 버러지 같은 녀석이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언제 똑똑하고 잘란 사람이라고 한 적 있나?
하여튼.. 그런 일이 있었져. 다신 그런 거 생각하고 싶지도 않으니까여.
아버지란 이름은 저에겐 잊혀진 존재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그저 분노가 일어나게 하는 이름이죠.
저에겐 그저 잊혀진 존재로 다시는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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