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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낙안팔경 본문
낙안팔경
樂安八景
낙안팔경(樂安八景)
...운정(雲亭) 정일표(丁日杓)...
금강모종(金剛暮鍾)
뜬 뗏목 같은 성 북녁은 금강이 눌러 놓고
바위 사이에 자리한 절이 세상의 거칠음을 깬다네.
부처님 계시는 곳에서
울려오는 종소리 방밖에 떨어지니
원님이나 백성이나 저녁밥 짓기에 모두 다 바빠지네.
백이청풍(伯夷淸風)
고사리 고비 우거진 수양산에서 이는 맑은 바람은
만세토록 빛날 백이 숙제의 충성스러움을
전하고자 하는 뜻을 나타냄이로다.
우뚝 솟은 날카로운 봉우리는 아랫 세상을 펼쳐 내고
더우나 추우나 아랑곳 없이 불어오니
봄 여름 가을 겨울 한결같아라.
오봉명월(五峯明月)
낙안읍성 동녘에 우뚝 솟은 오봉산
꼭대기에 달 밝아 외로이 구르는 바퀴 같구나
성벽 따라 솟은 장대(長臺)에 정월 대보름날 올라
봉오리 높 낮이 따져 한해 농사 점쳐 보세나
보람조하(寶嵐朝霞)
아침에 일어나 남산을 바라보니
산자락 길게 여린 자주빛 안개 끼였구나
선녀가 북 눌려 짠 비단 인양 꽃들도 나와 있고
봄 밭이랑 다스리랴 농사꾼들이 나와 있고
소나무 가지에 이슬 맺힐 무렵이면
햇살도 비스듬이 쪼여 오네.
원포귀범(遠逋歸帆)
봄바람에 물결 출렁이니
바람 안은 돛도 날래 들어오고
가득 실은 저 싱싱한 물고기 사
입맛 돋구는 반찬거리 아닐손가
다리 아래 지나는
배에서는 뱃사람들의 한 자락 흥겨운 노래
저래도 옛날에는 월나라 오나라로 멀리도 나가
한바탕 크게 사고 팔고 했다네
옥산총죽(玉山叢竹)
옥(玉)으로 산의 이름을 삼았으니
화살대 기르기 좋을시고
총총 빽빽하게 들어섰으니 이웃집들 바람막이되어
속은 비었어도 마디마디 튼튼하니
화살 만들기 그 아니 좋을 손가
해마다 나랏님께 바칠 때에는
깃털을 화살촉에 달아 꾸몄다네.
용추수석(龍湫水石)
물과 돌이 어우러져 성벽 네 귀를 삥 둘러 큰못을 이루니
티끌조차 없어 어디고 자리가 마련되네 그려.
물 맑고 돌 깔끔하니 먼 나라 나그네 스님도 합장이라.
돌로 만든 물문에서 용이 날아오름은
특히 나 물빛이 푸른 탓이라네.
안동화류(雁洞花柳)
청계라는 아호 가진 처사님
무척이나 화류(花柳)를 사랑하더니
돌아가신지 삼 년이 되었지만
마치 사람이 하듯 산소를 지키네.
슬픔에 잠겨 축 늘어진 모습이 산소를 지키는 상제같구나
손님왔다고 <뚜룩 뚜룩> 소리치던 문 앞에
이제 오는 이 적어
돌을 깐 오솔길엔 이끼 끼어 거칠어지고
사립문 닫 힌지 오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