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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지중해의 푸른빛 본문

꿈꾸는 여행

지중해의 푸른빛

SHADHA 2006. 4. 26. 14:00

 




지중해의 푸른빛

Armindo Lopes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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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오래 서있노라면
신기루처럼 나타난 한 줄기 눈부심을 볼 수 있다.
햇살이 맴도는 듯 강렬하고 현기증 나는 순간
무책임한 환상은 살짝 할퀴듯 가슴을 스친다.

그런 차이다.
달리던 길에서 쭈욱 후진하여
스스로 유폐의 세계로 걸어가는 이에겐
괴로울 권리와 즐거울 의무가 있음이다.

푸르스름한 어둠의 시간 속으로 잠수하며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촉수를 접어버린 말미잘처럼
삶의 온갖 부박한 티끌을 불어내 버린다.

온몸의 습기를 비워 내버린 후,
恐慌상태의 마른 화병 속을 꽉 채워줄 사랑을
불가사리 모양의 내 왼손은 기다린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벽,
가파르지도 편평하지도 않은 길,
급하지도 서두르지도 않는 걸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대,

그리고
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은 사랑.
아직
강은 깊고 깊은만큼 고요하다.

...< 폐허에 오래 서있노라면> 푸른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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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
그것은 지독한 고독감을 가져왔다.

봄이 시작되면서부터
톱니바퀴가
톱니날이 맞지 않은 채 도는 것 같은
나날들이 지속되어
깊은 나락속에서 쉽게 헤어나지를 못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하늘이 맑은 날
하루의 시간을 비워 멀리 달려나가
진지하게
아주 진지하게 풍경담기에 몰두했다.

홀로 햇살드는 평화로운 풍경속에 앉아
빵과 후라이드 포테이토와 콜라로
점심을 즐기면서
지나간 추억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했다.

런던 헤로즈 백화점에서 산
생포도가 든 호밀 샌드위치로
파리로 향하던 열차에서 먹던 점심.

후쿠오카 하카다역에서 고른 도시락을 들고
오호토리 공원 호수가에서 즐기던 점심.

동경역 지하에서 고른 도시락으로
히카시교엔의 뜰에서 황궁을 보며 즐기던 점심.

순백의 빛이 흐르던 캐나다 캘거리 시청앞 공원에 앉아
여유로운 풍경속에 즐기던 바베큐 핫도그의 점심.

나는 야외에서 즐기는 식사를 좋아한다.
자연의 풍경이라는 반찬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를 시도한 그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다시 깊은 고독감에 빠졌다.
너무도 신중하고 진지하게 찍었던 사진들이
버튼하나 잘 못 누르면서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허탈감속에서
푸른 지중해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지나간 칼럼들을 뒤적이다가
위안을 주는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
<폐허에 오래 서 있노라면>이라는 푸른샘님의 글과
<지중해의 푸른빛>이라는
땅의 回想의 주 타이틀을 만나는 순간
사라진 풍경들을 대신하고 싶은
충동을 받았다.....

2년전 3월에 올렸던 <지중해의 푸른빛>을 다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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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Armindo Lo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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