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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서쪽 가덕도 연대봉 뒤로 해가 완전히 넘어가자 다대포 해수욕장에 바라보는 하늘은 온통 불바다였다. 형용할 수 없는 화려함. 석양 같은 우리의 나이, 남은 삶도 강렬한 불꽃처럼 세상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와 다대포 해변 산책로 해솔길 데크길을 몇 차례 돌면서 걷고 흔들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붉은 석양을 본다. 2018년도 7월에도 아내와 다대포로 와서 장어구이로 저녁 식사하고 이 흔들의자에 앉아서 다대포 해수욕장을 바라보았었다. 세월이 벌써 3년이 흘렀다... 우리는 여전히 변함없는 일상을 유지하며 살았다. 3년 후에도 우리는 이 흔들의자에 앉아서 다대포의 아름다운 석양을 행복하게 바라볼 것이다....
7월 24일, 토요일 오후 6시 , 아내와 지하철을 타고 가서 다대포해수욕장 역에 내려 인근 으로 가서 월남쌈 소고기 샤브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즐거운 저녁식사 후, 다대포 해수욕장의 서쪽 끝에 있는 노을정 휴게소에 올라가서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고 고우니 생태길 데크길을 따라 여름날 저녁 산책을 시작하였다. 어느덧 삶의 황혼 녁에 가까이 다가간 40년을 같이 산 부부가 그 아름다운 노을 속을 걸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들을 황혼 녁에도 가능한이면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 싶었다. 밝고 건강하게 살아간다면 황혼은 아주 오랫동안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우니 생태길을 그렇게 걸어서 다대포 해변공원 해솔길을 향하여 걸었다.
다섯개의 섬에 걸린 네개의 다리 삼천포대교, 초양교, 늑도교, 창선대교 그 다리들을 건너면서 겨울에 가까운 가을의 해 질무렵, 한려수도 남해바다의 석양을 볼 수 있어 너무도 행복했다. 하늘 푸르른 날에 아름다운 다리에서 수려한 풍광의 바다에 비치는 노을빛. 그런 풍경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의 순간이었다. 살아가는 욕망에 빠진 시선으로 그냥 지나쳤던 지난 날들이 새삼 후회스럽고 무심하게 느껴졌다. 무엇을 찾아 그리도 서두르며 달려서 지나갔었는지... 천천히 느껴보고 싶었다. 바다와 자연이 숨쉬는 소리를, 나즈막히 따라 불러보았다. 섬들과 아름다운 다리들이 부르는 노래를, 평온하게 만져보았다. 가을과 겨울사이에서 맴도는 바람결을... 하여, 살아있음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