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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처님 오신날 백산 옥련선원 본문

풍경소리 (山寺)

부처님 오신날 백산 옥련선원

SHADHA 2013. 5. 20. 09:40

 

부처님 오신 날 백산 옥련선원

부처님 만나기 순례 1

 

 

부처님 오신 날,

내가 머물러 사는 집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둘러싼 동서남북에 위치한 사찰을 찾아 부처님 만나기를 하고자 했다.

우선 동쪽에 위치한 광안리 백산의 옥련 선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남쪽의 영도 봉래산의 한마음선원,

서쪽의 구덕산 내원정사, 그리고 북쪽 백양산의 선암사까지 내가 살면서 특별한 인연을 가졌던 절과

아름다운 정취를 담고 있는 산사를 찾아 부처님 만나러 가는 순례의 산책을 떠났다.

 

동쪽에 위치한 백산 옥련 선원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찰이다.

IMF사태 이후 모든 것을 다 잃고 난 후인 2,000년,

마지막 남은 집마저 압류되어 경매로 넘어가서 우리 가족들이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었다.

설상가상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충격으로 심장병을 얻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회복이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이 경매에 넘어가서 낙찰받은 사람으로부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은 처절한 상황이었다.

그때 우연히 만난 어떤 스님이 나에게 하루에 1,000배씩 7일간 7,000배를 가고 싶은 절에 가서 하라고 했다.

그래서 해 질 무렵에 가서 5시간씩 하루에 천배를 올리는 기도를 한 곳이 옥련 선원이었다.

처음엔 무릎이 터지고 걸음을 걸을 수 없어 기어 내려오다시피 했던 고통스러운 날들이었지만

마지막 7,000배를 다한 날은 처음으로 내려오는 길목에서 어슴프레 광안리 밤바다를 보았고

머리에서 흠뻑 젖었다 마른 땀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 세상 모든 시름이 사라지는 듯 몸과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고는 며칠 지나지 않아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집을 이사할 수 있는 돈, 단 돈 10만 원도 없이 가난해졌던 우리에게 지금까지 13년 동안 살고 있는 집이 생겼다.

오랜 건축주였고 친구 같았던 병원 재단 이사장이 평소 꾸준히 자기를 도와준 고마움이라며

그 집안의 소유 건물이었던 5층짜리 건물에서 내 집처럼 살게 해 준 것이었다. 

 

그것이 우연이든, 7,000배의 기도 때문이든, 나는 옥련 선원에 대한 특별한 인연이 있어 자주 찾아갔었으나

최근 2~3년간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아 부처님 만나러 가는 순례의 첫 번째,

우리 집에서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백산 옥련 선원을 찾아 부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