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다시 보는 리스본행 야간열차 본문
.... 우리들은.
하늘에는 아직 별이 그대로였으나 수평선 멀리로는 하늘과 바다가 그 첫 번째의 파란 포옹을 하려는 참이었다.
하늘은 더 높아졌고, 소금과 꽃내음은 더욱 더 짙어졌다.
날씨가 청명해 질 조짐이었다.
낮의 리스본은 사람들을 매혹시켜 끌어 잡는 극적인 그 무엇을 갖고 있으나,
밤의 리스본은 불을 휘황찬란하게 켠 테라스에 앉아 대양을 넘어가는 동화의 도시이다.
화려하게 성장을 한 여인이 애인에게로 몸을 굽히는 것 같은....
.....레마르크의 <리스본의 밤>중 희망과 절망사이에 낀 여명
나는 언제나 해 질 무렵이 되면 나의 시야에 드는 창밖의 도시를 바라보며 리스본을 생각하기도 하고
레마르크 <개선문>의 망명자 라비크가 개선문을 향해 거슬러 오르는 파리의 마르세이유 가街를 떠올린다.
그러면서 새로운 삶의 변화,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생각하지만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나의 삶의 방식,
언젠가부터 그 일상은 아무런 변화없이 안위하며 살려고 하고 혹은 그 변화를 두려워하며 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여느때와 같이 나의 책상에 앉아 영화 한편을 마주하는데, < 리스본행 야간열차 >
......2014년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사람인 빌 어거스트의 연출에, 매력적이며 멋진 배우라고 생각하는 멜라니 로랑.
1988년 프라하의 봄, 1990년의 하바나에서 아름답고 매혹적이던 레나 올린이 나이 든 중년여인으로 나오고,
주인공이 내 나이 또래의 중년남성인 학교선생, 그 역할이 제레미 아이언스.
거기에 늘 동경의 대상인 도시 리스본이 나오고, 더 매력적인 것은 야간열차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미 나는 그 영화에 깊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주어졌다.
젊은 남자 주인공 아마데우 프라두는
...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철학적이며 실존적인 화두를 던진다.
변화보다는 주어진 삶을 안위하고 살려던 학교선생이 학교 가는 길에 다리에서 자살을 기도하던
여인을 구해주는 일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어쩔 수 없이 우연히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게 되면서
마주치게 되는 사건과 인물들에 의해 깨닫게 되는 숨겨진 인생의 오묘함, 다면적인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잊고 있거나 아예 잊혔거나 하는 자신의 본성을 찾아 떠나는 중년 남성의 일탈여행이 주제가 되었고
현재의 삶을 안위하며 살려는 나와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나 사이에서의 괴리감을 더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
영화가 끝이 나고 난 후, 나의 심장에 어떤 불꽃이 튀는 것을 느꼈다.
이 영화 한 편으로 인하여 나에게 어떤 변화가 올 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느낌은 아주 커서
단순하게 살려고 하던 나의 일상에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느낀 영화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 스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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