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 북항 마리나와 이순신 대로 가을 산책 본문
9월 23일 오전,
태풍 풀라산이 부산 경남지역에 엄청난 비를 뿌리고 지나간 다음날,
바람은 약간 거세어도 하늘에는 가을빛이 완연했다.
중앙동에 내려서 옛 세관과 부산항 제1부두 앞을 지나서 새로 개통된<이순신 대로>를 따라 걸었다.
태풍 풀라산이 남기고 간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와서 숨쉬기 힘들게 하였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나는 계절이 바뀔 즈음에는 신체적 기능에 어떤 변화를 크게 느낀다.
특히 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이나,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환절기마다 중환자실로 실려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체온 변화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을 만나고 빨리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등에다 가을 햇살을 담고 북항 친수공원쪽을 향해 북으로 북으로 걸었다.
이어폰에 흘러나오는 최백호 노래<바람을 따라>가사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
....이제는 떠나야겠어
지친 나날들이 길었네
비라도 오면 좋겠어
그 비 흠뻑 젖어 가고파
내가 머문 여긴
춥고도 낯선 곳.
나는 어디라도 다시
떠나야겠어
그대여 기다리지는 마
이대로 웃으며 안녕
잊는 건 아주 쉬운거야
바람에 내 몸을 맡기고
이젠 떠나야지
모든 걸 버리고 안녕
바람을 따라서
두 팔 벌려
자유롭게 날아 가야지...
부산 북항 마리나
공사중인 북항 오페라 하우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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