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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영천 치산계곡 본문

신라의 숨결(경북)

영천 치산계곡

SHADHA 2005. 5. 16. 00:23



영천 치산 계곡
팔공산 북쪽




치산계곡

광활한 팔공산일대의 원시림지대에서
발원되어 흘러내리는 팔공폭포로부터
온갖 형상의 기암석과 울창한 숲을 지나며
다시 흐르는 맑고 투명한 계곡물.
비교적 손상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치미.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이 아름다운 치산계곡





내 직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이라면
예전에는 건축법에서 규정지어진 틀안에서
단일 대지내에 세워질 건축물의
참신한 디자인을 스케치해 내는 것이었으나,
언젠가부터는 건축법을 벗어나
도시계획적인 대단위 단지 계획이나,
프로젝트 개발 컨설팅 개념에 가까이 접근해 있다.

그러다보니
디자인을 하고 사업 분석을 하여
계획서를 만드는 일을 할 때만 사무실 책상앞에 머문다.
그 일들은 깊이 집중을 요하는 일이므로
나의 성격의 특성상 방해받는 요소가 있을 때는
쉽게 집중을 하지 못해
토요일 오후이거나, 일요일, 공휴일
또는 깊은 밤에 혼자 작업한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놀거나 쉴 때 사무실에서 일하고
남들이 일할 때 백수처럼 현장들을 돌아 다닌다.

건축주에게 위임받아 단일 건물을 설계하는 일은
건축법을 잘 적용하여 디자인을 하여 허가받고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감리만 잘하면 되는데
지금 하는 일은 사업 분석과 전체적인 기획도 중요하지만
전쟁에 버금가는 전략이 그 승패를 좌우한다.

그것은 엉망으로 뭉쳐져 있는 실타래를 푸는 것과 같다.
하나 풀고 나면 또 얽혀 있는 것이 있고
또 있고...

속이려는 사람,
욕심 많은 사람,
뒤를 치려는 사람,
거짓으로 얼렁뚱땅 넘어 가려는 사람
눈앞의 작은 욕심에 목숨 거는 사람들...

어쩌면 생존하려는 우리 사회의 모습
그 치열한 전쟁의 일선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가장 합리적이며 합법적으로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

때로는 강격책으로
때로는 순응하고 온건하게 협상하고
때로는 스스로 연출하여 연극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오래전에 읽었던 제갈공명, 손자병법도 적용하고
알렉산더의 병법마저도 읽고 활용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무기는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그것이 단기 승부에서는 손해나 오해를 주기도 하나
그것만큼 확실한 승부수는 없다.

그런 직업의 특성상
현장을 답사하거나, 협상을 하거나, 회의를 하거나
하는 그 시간들의 틈새가 보이면
나는 바로 양복 주머니에 든 소형디카를 갖고
자연속이거나 특정한 장소를 향하여 가서 산책한다.

생각하는 것이 직업이 되어 버렸다.
산책하면서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사진들은 내게는 풍경 사진만이 아니고
구상이고 전략이며 숨겨진 사진 일기장이다.

그 풍경들마다 사업에 대한 나의 생각이 젖어 있고
그 순간 생각한 사람들의 얼굴이 들어 있고
고뇌와 고민의 흔적들이 숨어 있다.

나의 사진은 작품성에 주안을 두고 찍은 것이 아닌 대신
내게는 업무일지이며 사진 일기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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