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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12 불꽃 놀이 본문

九州 日記

12 불꽃 놀이

SHADHA 2004. 1. 19. 14:46


日 本...........................長 崎






불꽃 놀이

Night of Huis Ten Bosch








형용하기 어려운 색감을 지닌 푸른빛 가로등뒤에로
하우스 텐 보스의 밤이 오고 있었다.
풍차와 강과 다리를 타고 밤이 오고 있었다.

세상의 색감이 짙어지면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낮동안 깊이 숨어있던 본능이 되살아난다.

어둠이 인간의 얼굴을 덮으면서
심연속에 들어있던 그 본능을 끄집어내는 모양이다.
아! 알 수없다.











하우스 텐보스,
직원들을 데리고 단체로 오기도 했고,
혼자 오기도 했으나,
이번 여행은 다소 다르다.

업무상의 깊은 연관도 있기는 하지만,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의 사랑행각의 가이드.
흔히 불륜관계라 불리우는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그 연인의
사랑 여행길의 가이드가 되어 온 것이다.

투명한 3월의 봄바람이 불어온다.
호수 주변의 불꽃 축제 준비가 한창일 때,
우리는 재즈바에 들었다.

그와 그의 여인은 포켓볼을 치고
나는 한쪽 벽면에 앉아 콜라를 마시며
루이 암스트롱을 들었다.

네덜란드풍 다리의 장식불빛이 아름답다.
창밖으로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호숫가로 몰려 들기 시작하고,
부적절한 관계의 연인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몇차례 같이 어울려 만나고 같이 여행을 한 사이여서
서먹하지도 않고,
나 또한 그와 별로 다르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추구한 바 있어
이런 상황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이윽고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동행한 연인은 잔디밭에 자리잡고 앉아
깊이 껴안은 채 불꽃놀이를 즐기고,
나는 그 뒤쪽에 엉거주춤 서서 불꽃놀이를 본다.
















하늘로 올라
한순간 강열한 몸짓으로,
열정적인 격정으로 그 전부를 사르고
아주 짧은 시간.
수없이 많은 작은 유성처럼,
반딧불처럼 사라져 버린다.

꽃이기도 하고,
꿈이기도 하고,
별이기도 하다.

레이져 광선쇼까지 곁들여진 불꽃놀이.
그 하나 하나가 터질 때마다
아내와 딸들과
아는 여인들의 이름과 얼굴들이 떠 올랐다.

불꽃놀이와 여인.
어쩌면 그리움일 수도 있겠다.
불꽃놀이는 쉬지않고 계속 되었다.

나와 동행한 그 연인들은 어떤 불꽃놀이를 하려는걸까?
그들은 아직 모른다.
그들이 행복해하며 보는 불꽃놀이가
그들의 불꽃놀이인지를...

이내 사그러져버릴...
불꽃놀이는 늘 그렇다.
그래도 그들의 최고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끝난 후에도
그들은 그 흥분을 채 사그러뜨리지 못하여
하우스 텐 보스 거리 산책을 원했다.
팔짱끼고 다정히 걷는 그 연인들 뒤를 따라 걸었다.
혼자 이런 저런 노래도 불러보고...

호텔로 돌아와 그들은 그들의 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혼자 나의 방으로 들어섰다.
비데에다 대형욕조까지 있는 대형욕실.
혼자 자기에는 운동장 만큼이나 큰 침대.

창가에 서서
하우스 텐 보스 시가지를 내려다 보나,
봄 밤의 깊은 어둠속에 죄다 빠져버려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돌아서 방안을 둘러보니,
횅하니 너무도 넓다.

옆방에 든 그들의 불꽃놀이가 떠 올랐다.
빌어먹을.....
나도 어쩔 수없는 인간이고 남자인 모양이다.

차라리 빨리 잠이 들어버리면 좋을텐데,
그마져도 어렵다...

...그래도 아침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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