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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雨 月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雨 月

SHADHA 2004. 1. 24. 23:02




釜 山
2003







雨 月







미안해.....

무엇이 그리도 미안한지,

그 이름만 떠올리면

미안하다.


미안해....

무엇이 그리도 미안한지,

내 안에 나를 만나면

미안하다.


미안해....

무엇이 그리도 미안한지,

비 오는 계절에

어느 길모퉁이에서 조용히 마주친

나의 삶에게 미안하다.


나로하여

유난히도 굴곡이 많은 삶을

살게하여 미안해......








나의 몸 안에 있는 수분들이

그 바깥의 수분들과 만나

온 몸을 수분 속에 잠기게 만들고

이윽고 그 물 속에 아주 깊이 빠뜨려 버렸다.


....귀찮은 전화라고 생각했지 ?

....아뇨...제가 가장 기다리던 행복한 전화인걸요...


따스한 물로 몸을 씻고

비누香이 은은하게 배여 나오는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고,

뽀송하게 마른 하얀 침대보위에 누웠다.

투명한 유리잔에 주홍빛으로 선명한

얼음 띄운 홍차한잔 마시고

쇼팽의 발라드 제 1번 G단조를 들을 때

향기로운 라벤다香이 코끝에 와 머문다.

눈을 감고 그 포근함을 만지며 느낄 때,

온 몸을 뒤덮고 있던 수분들이

죄다 증발되어 빠져나가 버린다.

입술에서부터 타들어간 수분들이 고갈되자,

이내 몸마저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다.

...아! 편안하다.




입가에 미소 가득 지으며

천천히 눈을 뜨니

하얀 파도가 밀려오는 비 오는 날 백사장.

그 바다 속에 빠져 있었다.


雨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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