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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갈대밭의 추억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갈대밭의 추억

SHADHA 2004. 1. 25. 10:25


가을 추억
2003






갈대밭의 추억

을숙도 그리고 낙동강







가슴깊이 묻어도

바람 한 점에 떨어지는 저 꽃잎처럼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

돌아갈 수 있을까  날 기다리던 그 곳으로

그 기억속에 내 맘속에 새겨진 슬픈 얼굴

커다란 울음으로도 그리움을 달랠 수 없어

불러보고 또 불러봐도 닿지 않는

저 먼 곳에 빈 메아리 되돌아오며

다 잊으라고 말하지만

나 죽어 다시 태어나도 잊을 수 없는 사람


단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나의 두 눈이 먼다해도 난 그래도

그 한 번을 택하고 싶어


가슴깊이 묻고 있어도

바람 한점에 떨어지는 저 꽃잎처럼

그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

떨어진 꽃잎처럼


...김경호의 노래 <아버지>의 가사







아주 젊은 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터질 듯 설레이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모든 것이 다 꿈만 같던

그런 가을날.

우리 서툰 연인들은 東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에덴공원 숲속을 거닐며

사랑을 배우기 시작했었다.


서울로 훌쩍 떠났던 그녀가 다시 돌아온 날도

우린 그녀의 어린 조카의 손을 나누어 잡고

또 이곳으로 왔었다.


그냥 그렇게 헤어지기가 아쉬워

걷고 또 걸어 하구언 뚝을 넘어

더 먼 곳으로 가고자 했었다.

그래야 다시 돌아오는 길이 더 멀어서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간 갈대숲.

을숙도.  


제 8요일의 아그네시카가 원하던

하늘은 열리고 사방의 벽은 막혀있는 그런 방처럼

을숙도의 갈대밭속은

키보다 훨씬 높은 숲을 이루고 있어 그 안으로 들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우린 사라져 버릴 수 있었다.

푸른 하늘만 보이고

사방은 온통 갈대의 금빛 벽으로 도배한 것 같았다.

아그네시카의 방처럼...


가을.

사랑.

우린 꿈꾸고 있는 것 같았다.


갈대숲이 西낙동강과 만나는 강변에서.

오후의 가을 햇살에 은빛으로 부서지는

강을 바라 보았었다.


아...

오래전 가을날의 추억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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