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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숲의 교향곡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숲의 교향곡

SHADHA 2004. 1. 25. 11:02


가을 추억
2003






숲의 교향곡

성지곡 수원지 숲속에서







나는 그들이 거기서 그대로 서 있는 줄로만 알았다.

길을 사이에 두거나 개울을 사이에 두고

하늘만 바라다 보고 그렇게 무심히 서 있는 줄로만 알았다.

아 !

그 숲안에 장엄한 생명의 노래가 흐르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







비브라토의 여리고 가는 오보에의 잔잔한 연주에 이어지는 클라리넷.

저음부의바순에 이어 잉글리쉬 호른의 연주까지

목관악기들의 잔잔한 숲의 서곡이 연주되면서

하늘이 열리고 숲이 열리기 시작했다.

평온함속에 살아 숨쉬는 생명들의 노래가 목가적이다.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오르니

숲의 현악기인 각종 곤충들의 노래소리가

작은 숲의 목관악을 베이스에 깔며 연주되기 시작했다.

바이얼린과 첼로 그리고 비올라,

이윽고 발현악기인 하프의 고운 음색까지 조화를 이루워 나간다.

하얀구름과 푸른 하늘,

작은 개울과 낙엽사이로 청아하거나 두툼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숲이 깊어지면 질수록

점점 그 숲의 노래는 강해지고 선명해진다.

트럼펫과 트롬본, 튜바와 호른

금관악기인 각종 새들의 노래가 어우러져

아름다우면서도 점점 더 강해져서 숲의 교향곡

그 절정을 향해 치닫아가고 있었다.

어두워지는 숲.

하늘을 가려가는 숲.







밤보다 더 어두운 숲에서

목관악기와 현악기와 금관악기.

높고 큰 나무숲사이를 빠져나온 가을 바람소리가

피아노음이 되어 어우러지면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내가 살던 세상이 없어져 버렸다.

푸르름과 산소와 동화속같은 신비한 숲의 세계

아!







이윽고 숲이 끝나고

그 산정상에 올라서니 서쪽 먼산으로 넘어가는 해.

찬연하게 빛나는 그 끝빛을 만나는 순간.

내 심장 타악기들의 연주가 빠른 템포로 합류하여

숲속 교향곡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는다.

쿵,쿵,쿵,쿵....

환희롭다.

자연이, 숲이 이렇게 웅장한 교향곡을 연주하리란

상상도 못했다.









그 숲의 교향곡

자연의 노래앞에서

혼절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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