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중업 선생의 작품이 있는 곳 2003
가을 하늘을 날며
민주공원과 충혼탑
나는 날마다 떠난다 삶이란 여행을
늘 서툴고 늘 어색하고 늘 뒤쳐져서 언제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줄 알았더니
삶이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의 여행이다
....< 삶 > 용혜원....
자유.
...행위의 원인이 다른 것에 있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있다...
늦은 가을의 이 남쪽 항구도시에 푸른빛이 가득 찼다. 그 푸른 빛이 우뚝 선 하얀 탑 위에 머물러 있음을 보고. 그 빛따라 언덕을 올라왔다. 지친 육신이 푸른 하늘 따라가는 또 다른 나를 따라오고, 아픈 마음이 하얀 비둘기 따라가는 또 다른 나를 따라오고....
그렇게 영도섬과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민주공원(대청공원)에 올라 그 푸르름속을 유영하는 갈매기떼를 따라 하늘로 향해 자유롭게 날았다. ...아! 이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어느땐가 이런 가을날에 작은아이는 안고 큰아이는 손을 잡고 걸려서 이 언덕에 올라 넓은 잔디위에다 앉히고 아이들의 맑고 깨끗한 눈동자속에 이 푸른 하늘과 저 넓은 바다를 새겨 넣어준 적이 있었다. ...아빠가 너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켜줄께...
때때로 나 혼자라면 모든 것 다 훌훌 털어버리고 굶으면 굶는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속념에 억메이지 않고 이런 저런 갈등없이도 바람처럼 그저 이리저리 헤메여 다녀도 될 터인데...하고 무책임한 생각에도 빠지곤 한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하나 포기 할 수가 없다. ...행위의 원인이 다른 것에 있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것이 자유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서 자유롭기를 원하지만 그 또한 나의 자유속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여, 나는 나를 이끌고 자연의 자유속으로 들려한다.
...푸른하늘이 좋다....
민주공원의 충혼탑은 고 건축가 김중업 선생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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