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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장산 폭포사 겨울 풍경 본문

풍경소리 (山寺)

장산 폭포사 겨울 풍경

SHADHA 2004. 1. 25. 19:55


두번째 겨울여행
2003






그래서 아무런 말도....

장산 폭포사 겨울 풍경







몇 해 전부터 나는 내가 가는 곳이면

어디에나 항상 똑같은 노래를 끌고 다녔다.

마치 새장에 갇혀 있는 비둘기가 돌리는 도르래처럼,

나는 나의 노래를 바꾸어 보려고 시도했으나

늘 헛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오로지 단 하나의 사물에서만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단 한 가지 노래만을 부를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장 그르니에 <그림자와 빛>중에서....







어떤 한사람.

시지프스의 운명과 유사한 운명을 타고난 어떤 한 사람이,

행복과 불행.

환희와 고통.

성취와 좌절.

한 치도 그 어느 쪽으로 기울었다고 할 수 없는

그 사이 중앙에 끼어 서 있다.


싹이 자랄 수 없다고 남들이 다 포기한 땅을

갈고 뒤집고 다져서

씨 뿌리고 정성껏 거름 주고 물을 주어서

희망의 싹을 심어 놓았는데,

유난히도 심한 가뭄과 홍수로 절망의 하늘을 보기도 했으나

아직 그 생명의 씨앗은 죽지 않고 살아 있어

행복과 희망과 성취라는 꽃을 피울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는

어떤 농부의 마음.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무리 기다려도

트는 싹이 보이지 않아

애간장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를 뜨지 않고 지키니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올 무렵에야

초록빛 싹 하나가, 희망의 싹 하나가

그 마른 땅을 헤집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희망이며, 환희였다.

그러나 긴장을 풀 수가 없다.

그 싹이 쑥쑥 자라나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를 것인지,

아니면 그러다 다시 시들어 버릴 것인지,

아직 무엇도 장담 할 수가 없다.

될 것이라는 확신만 있을 뿐이다.


기쁨의 표현도

슬픈 표현도 할 수 없는 그런 때

그래서 아무런 표정도 지을 수 없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다만 마음속으로 간절히

저 희망의 싹이 하늘로 치솟아 올라

더 많은 희망의 싹들을 키워낼 수 있는 모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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