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R A C E
이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09/22
모든 사물이 누런 필름을 대고 바라보는 것 같은 가운데
유독 하늘 만큼은 맑고 투명한 파란색을 보여주는 가을입니다.
한국에서도 찬란한 가을 날씨에 모두들 푹 빠져있나보죠?
온통 글들이 빛으로 넘쳐나네요.
좋습니다.
모두가 시인이고, 모두가 화가같습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기다려왔던 가을은
이제 곧 황량한 겨울이 올 것임을 알기에 더 애틋하고
더 가슴 시리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가을은 일년의 반 이상을 보내버리고
마지막 남은 몇 달을 향해 가속도를 내기 때문에
더 아쉬운가 봅니다.
그렇게 벌써 가을 깊숙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채 겨울을 맞겠지요.
그러면 가을은 또 아쉬운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킬 겁니다.
하지만 올 가을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시간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즐겨볼 참입니다.
그 충만한 아름다움을 내 안에 가득 가득 담아볼 참입니다.
순간 순간 사라져버리는 시간에 내 모습을 확실히 새겨 놓고 싶습니다.
훗날 뒤돌아 서서 시간과 함께 흩날려간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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