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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달리는 죽음 위에 떠 있다
09/23
'나는 언제나 달리는 죽음 위에 떠 있다.'
시계 초바늘이 움직일 때마다 수 많은 생명들이 태어나고 있고
또 수많은 생명들이 꺼져간다.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아주 거대하고 단순하면서
근원적인 두 명제 아래
의식 못한채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다.
생명의 끈은 아주 가늘기도 하고 아주 모질기도 하여
끊어질 듯 끊기 어려운
우리가 쉽게 다루지 못할 신의 권한이다.
나는 죽음을 기다리며 산다.
언젠가 어느 때이고 죽을 것이므로 그 죽음을 늘 떠올린다면
오늘 하루, 이 한 시간 살아있는 내 생명을 감사할 수 있다.
죽을 것이라는 이 세상에서의 시간의 한계는
곧 지금 살아있다는 존재의 가치를 높여준다.
단 한 번 경험할 수 있는 삶.
그래서 그 살아있는 동안의 그 어떤 조건도 모두 나의 경험.
세상이라는 무대에 서 있는 우리는 배우.
죽음이 관객이 되어 나를 지켜보고 있으므로
난 오늘 하루도 무대에서 열연한다.
어떤 배역이 맡겨질지라도 혼신을 다해 열연해야 하는
우리는 배우.
죽음을 기다리는 삶.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고, 각별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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