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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83 강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83 강

SHADHA 2004. 1. 30. 13:38


오 정 순




강  

08/18









내 외가에 가려면 섬진강다리를 건너야한다.
나는 그 다리 위에서 젊은 날 고뇌의 한조각을 던져버렸다.
전주의 시냇가에서 유년을 보낸 나에게 강렬한 자연의 힘으로 다가선 2월의 섬진강 풍경은 약이었다.


한강은 우리 아파트의 옆으로 흐른다.
숲은 반대편 옆으로 에둘러 있다.
늘 변하는 물빛을 바라보며 강이 나를 부르면 나는 7호선 전철을 타고 일부러 뚝섬역을 지난다. 쌍동이 빌딩 사이로 지는 해를 배경으로 한 한강의 풍경을 보고싶어서이다.

텔레비젼을 통해
국내여행을 통해 다리를 건널 때면 나는 알지 못하는 울렁증으로  내려야만 할 것같다.

그렇게 강은 나에게 설레임이라는 말을 가르쳤고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낭만이 뚝뚝 들 것같은 세느강은 나를 실망시켰다. 보지않음만 못하였다.  

"마음 그리워져 하네"라는 노랫말에 꿈을 꾸다가 콜로라도 강을 보며 또 실망하였다.

나일강의 풍경은 허망하였다.
5월강에 배띄우고 퍼렇게 자란 갈대 숲을 바라보며 강바람을 맞아도 내가 만들어 가진 풍경을 접히지 못해 아쉬웠다.

바다이긴 하나
나름대로 연상하였던 사해는 만들어가진 풍경보다 훨씬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다.  
너무  맑은 물과 청아한 물빛으로 죽은 바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였다.

내가 죽어야 세상이 맑게 보이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