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80 아직도 잠들 수 없는 밤이 있구나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80 아직도 잠들 수 없는 밤이 있구나

SHADHA 2004. 1. 30. 13:27


오 정 순




아직도 잠들 수 없는 밤이 있구나

07/30







아직도 잠들 수 없는 밤이 있구나

이 세상의 것 다 버려도 음악만은 버릴 수 없다던 세월이 있었다.

아무리 슬픔이 나를 짓눌러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 내 인생의 바닥을 내고 싶다고 악악대어도 내가 버리지않은 것은 음악이었다.

아이들은 누구보다 엄마를 잘 안다.

"엄마, 엄마~~ 테에비(텔레비젼)에 음악~~~~~"하며 손가락질을 하였다.

그러나 부동산 사기로 전 재산을 잃어야 할 것같은 두려움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즈음,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간신히 눈을 뜨고 새날을 맞으면 땅이 껴져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같은 시간이 있었다.

이때 나는 그토록 잘 믿어지지 않던 하느님을 불렀다.

盡人事 待天命

친정집에 걸려있던 액자의 글이 생각났다.

하늘이 움직일만큼 나를 비우고 구하면 무엇인가 내 원이 하늘에 닿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감에 그날로 노트 한권을 놓고 나의 인생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비우고 용서를 청해도 더 이상 나올 것이 없을 것같을 즈음에 나는 하느님께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하느님 저는 허무맹랑한 것을 원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적이라던가 내 잘못이 보이는 일에 대해서는 빌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가 약해져서 남들이 비는 것을 나도 한번 해보려니 양심의 가책을 받아  우선 내 마음을 정화시킨 다음 어떤 생각이라도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대좌를 하였지요.
어차피 길이 보이지 않으므로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이라도 확인해야 무슨 말이라도 할 것같아 당신을 느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4시간 동안 돌덩이처럼  눈을 감고 앉아있었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분간키 어려웠다.
그리고나서 눈감은 상태로 영상이 뜨는데 내가 찾아야 할 아파트의 베란다에 성인 30여명이 성가를 부르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떴다.

그것이 믿음으로 인도하였다.

그 다음 날에는  나에게 지혜를 달라고 골방에 들어가 빌었다.
성서에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하라고 하여 처음으로 그대로 따라보았다.

한시간쯤 지나자 하늘에서 커다란 십자가가 뜨더니 피를 흘리는 예수님의 형상이 보이더니 핏방울이 둑둑 내 머리로 떨어지는 것같은 느낌이 들자 내가 그만 어디론가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 날의 사건을 두려워 햇으니 과학적으로 가상공간의 확장으로 뇌의 어느 부위를 건드리면 초능력 비슷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강한 염원은 이루어진다는 것과 맥이 닿아있을 것같다.  

벌레가 허물을 벗듯 뭉글뭉글해지더니
내 육신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시간이 없어진 시간 - 2시간이 지나지 머리퉁수로 쓔웅 소리가 나는 것같더니 차가운 물이 들어오듯 무언가가 들어오더니 눈이 떠졌다. 2시간이 지났다.

느낌
아무 근심 걱정이 없어지고 이제 갓태어나는 영혼같은 느낌이다. 나는 다 잃어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감사했다.

주 예수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세상 어떤 것과도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여 불렀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마음이 이끄는대로 행하라는 말씀이 떠올라 나는 전화기를 들었다.

항상 전화를 받지 않던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조심스럽게 타진하였다.

사기꾼 중개사의 농간으로 진행되어야 할 일이 차단된 것이었다.

뱀같이 지혜로우라는 말을 묵상하기 시작했다.

-흥분하지 않기
-포기하지 않기
-정확히 알기
-아무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말고 하
느님께 의지하고 스스로 판단하기
-큰 돈을 건지기 위해 작은 돈을 포기하


몇개의 수칙을 찾아 지키며 다음날 다시 기도방에 들었다.
마르셀리노가 만나듯 그렇게 그 분을 만나는  것이다.
"달려라"

뭐라 전화 할 것도 없이 작은 돈을 들고 주소지를 찾아 달렸다.
집에 있었다.
세금만 내어주면 서류를 송두리채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해결했다.

모두 잃어도 좋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가고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고나서야 나는 다 찾았다.

"죽으려면 살리라" 라는 성서의 말씀이내게 이루어지면서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감사로 바치기로 하였다.

음악을 드렸다.
그날로  나는 판을 골라 듣지도 않았고 다이얼을 돌려가며 음악을 듣지도 않았다.
눈을 감으면  내 안으로 음악의 강이 흐른다. 알 수 없는 혼의 소리가 난다.
영가다.
내가 하고 내가 듣고 내가 감동한다.
음악은 잊어버렸다.

한번 가곡집을 들으면 2시간을 부르고 음악실을 나오던 나다.
아폴로, 전원다방, 르네상스, 크로이체르로 전전하며 귀를 사치스럽게 하던 시절도 다 갔다.

라면을 먹어도 런던 심포니를 가던 시절도 다 갔다.  

온몸이 전률하는 음이 주는 감동보다 영혼의 울림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부터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와졌다.

애상적이고 촉촉한 선률에 녹아나던 내영혼은  이제 그것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내게 탐미욕은 버릴 수 없는 욕심이었다.

어느 날 보니 놀랍게도 음악을 접고 그림으로 깊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음이 아니면 색이요.
색이 아니면 빛이요.
빛이 아니면 영혼의 맑음과 감미로움이니 죽는 날까지 아름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같다.

서서히 몸을 움직이며 땀을 빼면서 몸을 단련시키고 있는 것을 느낀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렇게 출렁이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것인가보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눈동자가 있다.
꾸스코의 거리에서 인형을 파는 아가씨와 마주친 그 눈빛을 잊지 못한다.

남편으로부터 철없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전통마을의 골목에서 인형을 하나 사지 않은 그 죄책감에 눌린다.

깊은 눈과 마주치지 말았어야 하는데....

잉카와 마야에 대한 글은 아직 영글지 못해 감히 내 문장으로 향기를 내기가 어렵다.

좀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바람은 가까이 와 있다.
모두 고산증으로 고생을 하여도 나는 그곳이 좋았다.

아``````
참 착잡하다.
이런 날도 있구나.
안 늙는 것이 아니라 못 늙는구나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밤은 잠이들 수가 없구나.

알 수 없다.
참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