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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84 너무 벅차서......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84 너무 벅차서......

SHADHA 2004. 1. 30. 13:39


오 정 순




너무 벅차서......

08/25





 
너무 벅차서

16박 17일의 터어키 그리이스 여행은 해외 여행중 압권이었습니다.

지중해의 물빛과 아득한 태양, 모두를 하얗게 칠해버린 섬의 건물들은 역사까지 표백하고 싶은가 싶을 만큼 모두  칠해버렸습니다.

종탑의 종소리를 들어보지 못했고
색색의 부겐베리아 꽃만 가슴을 향해 피어댔습니다.

늘 서양문학에 등장하는 지중해의 예찬을 들으며 설마...하며 과장으로 돌리려 했으나 아니었습니다.

신화의 현장에 서면 말들이 쏟아지고
허무감이 재가 되어 뿌려지는듯 합니다.  

절벽위에 세워진 메테오라 수도원에 갔을 때는 사람이 한 일인지 의문스러울만큼 특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잠시 침묵했습니다.

모르지요.
아무도 모르지요.
그 당시 그 길을 선택한 사람만이 아는 일이지요.
지금도 사람들이 나를 모르고 너를 모르듯 말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터어키에 비해 그리이스에서는 인간미를 덜 느꼈습니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는 국민 모두가 홍보대사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난하지만 땅마져 영혼을 가진 것같은 터어키가 훨신 매력적이었습니다.

누구라도 한번쯤 여행계획을 세운다면 이곳을 손꼽아드리고 싶습니다.
낯선 곳에서 코발트빛 바다를 보며 정갈하게 다듬어진 외길을 따라 내려오다 차 한잔 마시고 싶음 간절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정의 맛을 물씬 풍기는 터어키령의 파트모스 섬에서 의자에 등을 편히 기대고 앉아 카프치노 한잔을 마시지못한 아쉬움이 깊이 남아 꿈에 그 바다를 마주하고 차를 마십니다.

이국의 풍경은 나에게 영감으로 다가듭니다. 오래된 집들과 마주했을 때는 알 수없는 말들이 스며들어오지요. 벗겨지는 페인트 사이로 말이 흘러나오고 숨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표정은 혼자 그려보아도 좋습니다.

재미지요.
그래서 여행을 즐깁니다.
오래묵을수록 더욱 좋아지는 여행지의 경험으로 나는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닙니다.  

벽지 위로 풍경이 뜨고
바가지의 수돗물에서도 지중해의 물빛을 바라봅니다.
밤새 퍼붓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니 그곳 풍경과 닮아가는 것같아 또 한번 추억을 즐깁니다.

산다는 것과 거쳐오는 것과의 차이일 것입니다. 애환마져 이야기로 접하고 돌아오는 여행길, 그래야 풍요로운 걸. 복작대는 것은 우리 것으로 충분합니다.

날이 맑아지니 걱정입니다.
수해민들의 손놀림이 눈에 아른거려 뒤숭숭해지고요.

언제 모두 다같이 한번 하하 웃어볼라나요.

하하하하하하하
글로라도 웃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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