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바다에 투신하다
05/29
넓은 바다 앞에 서면 바다는 나를 가장 작게 만든다 넓은 바다를 쳐다보면 바다는 내 가슴속을 저보다도 더 넓게 만들어 놓고 있다
내가 아는 모두를 알 수 없게 해놓고 내가 모르던 것 모두들 알게 한다 내가 바다 곁으로 다가가면 바다는 한없이 떠났다가 내 마음속으로 돌아온다
바다는 다가와 내 몸이 된다 바다는 다가와 내 마음이 된다
파란색이 이렇듯 아름답다는걸 세상에 태어나 첨 아는듯 합니다
언젠가 "그랑블루"라는 영화를 보고 바다에 나를 투신시킨적이 있었습니다..
속속들이 세포하나 하나에 선명하게 느껴지고 스며들던 그 감미로움을.. 그 까마득한 태초의 수심의 편안함을 이제 산소압력을 서서히 조절하면서 돌아오는데....되돌아오는데...
이 아침 그보다도 더 짙은 블루라니.. 난 또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지.
blueorange...언젠가 부터 쓰는 이 아이디가 이로 인해서 미리 점지된 바다의 예언과도 같이 ....섬광처럼 떠오른건 아닐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문득 해 보면서..
어쩔수 없이 전 또 바다에 투신합니다 블루오렌지가 둥실 둥실 떠있는 이 짙푸른 하늘의 바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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