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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07 그대의 의지로 세상의 의미를 알아차리면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07 그대의 의지로 세상의 의미를 알아차리면

SHADHA 2004. 2. 15. 14:12


하 얀 새



Re:그대의 의지로 세상의 의미를 알아차리면...

06/23





푸른샘님...

님의 글을보며 문득 떠오르는 시가 있어..답신을 대신할까 해요.
요즘 어휘를 선별해 제 마음을 대신한다는 일이
가끔은 허망해질 때가 종종 있지요.

화가가 색을 선별하는 작업도 그렇지요.
머리속에 소용돌이치는 영감과 손끝으로 달음질쳐 대는 붓질은
얼마만큼의 괴리를 안고 있을까요?

인생이라는 한폭 베위에 그려지는 세상도 그렇겠지요?

고흐를 만나며
그의 색체에 어느화가보다 영혼의 점멸이 휘몰아치는것을 느껴요.
그래서 오래도록 제게서 멀어지지 않고
그의 그림은 심심하다거나 지루하지 않아요.
영혼을 지키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처럼 그는 그림을 그린 것 같거든요.

그도 늘 자신이 인사이더인지 아웃사이더인지 혼미했던거 같아요.

그는 예술에 있어서는 철저한 인사이더 였고
삶에 있어서는 철저한 아웃사이더가 맞겠군요.
그림을 파는 일이 영혼을 파는 일이라 여겼던 그에게 삶은 고통이었고
삶과 예술의 괴리는 그에게 정신발작이라는 가혹한 선물을 주었지요.

그의 예술혼이 넘실대던 남프랑스 아를의 바다가
그리고 아메랄드빛 하늘이 그를 안어버리던 순간까지..
그 역시 님처럼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둘다 였겠지요.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천형처럼 달고 태어나나 봅니다.
그 외로움은 때론 병이되지만
어딘가로 부터 솟아나는 영혼의 힘이 되기도 하지요.
아마도 님의 샘은 자신에 대한 그리움의 샘물같군요.

마지막으로 아까 대신하고자 했던 시로 마무리 하지요.


***************************************


그대가 누구 이든 좋다 저녁에는 밖으로 나오라.

속속들이 눈에 익은 그대 방에서

원경 앞 마지막 집이 그대의집

그대가 누구이든 좋다

닳아빠진 문지방에서

겨우겨우 풀려 나온 눈길로

참으로 느릿느릿 그대는

한 그루 검은 나무를 들어올려

하늘앞에 내세운다,

갸냘프고 외로운 나무다.

이리하여 그대는 세계를 이루었다.

아직도 침묵속에서 익어가는 한 마디 말처럼.

세계는 위대한 것.

그대의 의지로 세계의 의미를 알아차리면

그대 눈길은 상냥히 세계를 풀어 준다.....

서시....라이너 마리아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