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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21 Re: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21 Re: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SHADHA 2004. 2. 15. 23:09


하 얀 새



Re: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08/17









어제 모처럼 늦은 저녁 티브이를 보았답니다.
티비 프로는 온통 이산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마침 고향과 혈육을 그리는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중년의 여가수는 보고싶은 얼굴을 가슴으로 부터 샘물을 길어올리듯
아주 깊은 울림을 끌어올리며 노래하더군요.

일절이 끝나갈 무렵
그녀는 북녘땅에 두고온 그녀의 여동생을 노래하던 내내 그리었던지
동생의 이름을 넣어 불러보더군요.

그리곤 그녀의 빰위로 소리없이 투명한 물방울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며 순간 흘러내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져며오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답니다.

이토록 내 일이 아니어도 가슴이 아프건만
그들의 50년 한이 결코 한번의 만남으로 물처럼 흘러갈 수 있으리라
여겨지지 않더군요.
청춘의 아들이 백발이 성성하여 돌아와 어머니의 세월과
한으로 꼬깃거려진 피부를 어루만지는 모습은
이일들과 무관한 나의 가슴을 그냥두지 못하더군요.

오영재 시인의 사모곡은 더욱 안타깝더군요.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는 그의 노래에서
어머니가 그리울때면 바라보던 남쪽 하늘,
그 한쪽의 푸른하늘마져 이제 깨어져버렸다던
그 구절에서 우리의 지난 이념의 세월은
너무도 무심히 개인의 그리움마져 모질게 유린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져 그들과는 무관한 상황에서 살며 가진
나의 무관심은 통일의 의미마져 희석시켜 버리더군요.
얼마나 그들은 저와같은 사람을 무정하다 여겼을까요?
그들의 통곡과 오열속에 잠시 숙연해하면서
너무도 무심히 지나온 나의 일상을 잠시 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