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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20 게으름에 녹아내리는 일상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20 게으름에 녹아내리는 일상

SHADHA 2004. 2. 15. 23:08


하 얀 새



게으름에 녹아내리는 일상.

08/16






0816


탕탕탕

아침부터 왠 둔탁한 소음에 놀리던 손끝을 잠시 멈춘다.
보아하니 앞집현관문을 두드리는소리인데
왠 내이름을 불러대며 저리 소란스러울까나?

머리에 순간 책 배송이 온것같다.
얼른 옷을 주섬거리며 문안에서 소리쳤다.

"이쪽이예요.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문을 열고 맞아보니 역시 이틀전에 주문한 책들이 배송되었던 것이다 .

그런데 이배송원이 동과호수를 바꿔서 본탓에
304호를 두드리며 이름을 외쳐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주문한 책이 다 왔고
새삼 책을 가져보는 기쁨에 아침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모처럼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기계의 버튼을 누르고
미로처럼 가야하는 길을 찾아 들어서니
어느새 나는 백야의도시로 들어서있구나.

늘 먼발치서 내 느낌만으로 꿈꾸는 지형들
그리고 인간의 구조물위로 형성된 스카이 라인 .
그모든걸 감싸는 자연의 색체에 신비스러움을 좇아 눈길이 바빠진다.

언제부턴가 화면 왼쪽 상단의 단순화되었지만
느낌이 일축된 작은 그림들이 내시안의 중점을 차지하고만다.
오늘은 가을날의 새벽강일까?

언젠가의 그 오징배에서 난 한참을 서성였건만
그날 오징어 한마리도 잡지 못하고 그져 바닷물에 어른거리는
등불들의 난무에 그리고 붉게 물든 검푸른바다에
못박히듯 멈춰버린 시선으로
밤을 하얗게 새워버렸건만 어느새 새벽강가에 이르렀군.......
언제 저 작업들을 다할까?

난 늘 세인들을 보며 감탄하고
그들의 부지런함과 빠른 몸놀림에 가끔 주눅이 든다.
내 자신도 조급증 환자처럼 늘 일앞에 서성대지만
정작 난 한가지일로 몰두해버리면 주위의 다른일들은 잊어버리기 일쑤다.

나와 다른 면을 보여주는 세인들을 바라보며
새삼 느리게 산다는 것에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며....
난 느리게 사는게 아냐 !
게으른거지.
주문한 책을 다시 뒤적여 본다.
한달은 족히 즐기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