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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45 열려진 뇌수의 허무함은 ...행복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45 열려진 뇌수의 허무함은 ...행복

SHADHA 2004. 2. 16. 22:59


하 얀 새



열려진 뇌수의 허무함은 ...행복

12/18








하얀 캐나다의 평원이 생각나는 앙드레 가뇽의 노엘을 올려두고
아침의 서정에 잠시 사유의 흐름을 멎어두려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채찍속으로 말을 달려야 하겠지요.
하지만 잠시라도 그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반역을 꿈꾸는 지금은
참으로 달콤한 휴식의 황금빛 유혹이 사랑스럽기만 하군요.

신체의 구석구석이 릴렉스되어질때 음악과 그림
그리고 독서로 잠시 정신의 목욕을 해봄직도 하더군요.
열려진 뇌수의 허무함은
금새 흡인력있게 모든것을 마치 연체동물의 빨판이되어 살아움직입니다.

그사이 온몸의 신경들이 손끝의 말초신경에까지 그 신선한 자극을 전달하고
마침내 마음이라는 오묘한 자리를 자극해 동공의 문을 열고
맑은 액체가 볼위로 흐를때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천천히 열리는 환희의 기쁨을 느낍니다.

지난주에 이렇듯 책과 음악의 충만함으로 행복했던 나날들이였습니다.

어느날 무심코 사들인 조개줍는 아이들이란 책이였습니다.

두께에 질려버려 차일 피일 미루었던 읽기를 마친 뿌뜻함도 기쁨이려니와
잔잔한 인성의 바다위에 떠있는 한줄기 미풍에 황홀했던 책이였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의 작품을 버팀목삼아 그리고 위안삼아
자신인생의 힘겨운 골목마다 함께 해준 조개줍는 아이들이란 그림은
여주인공 페넬로프 킬링의 인생이였습니다.

자유로운 보헤미안 기질이 잔득 베인 그녀집안의 습성은
완전한 인격체의 지향이였음을
난 그 책속으로 빠져들면서 가슴아리는 감동으로 느껴야 했습니다.
아직 어린 두딸을 기르는 저로써는 그런 부모가 되어질지
깊은 사유의 강을 거슬러 올라야만 했지요.

삶은 그렇게 안단테도 라르고도 아니더군요.

인생이라는 오묘한 건반위에 서서 우린 모레라토로 달려갈 수도 없지요.
그렇다면 얼마나 지루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인생에서 진정으로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라오.
그것은 한 인간의 부분으로 남아 그 사람 인격의 일부가 되는 것이오.>

그녀의 삶을 통해 아름다운 한편 그림도 떠올랐고 음악도 떠오르더군요.
그 책의 역자처럼 저도 비유해 볼까요?
그림으로 치자면 음 ...
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빛의 물결을 연상케 했지요.


벌써 창밖으로 겨울의 마른 햇살이 넘실대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아~
이제 나의 시간을 멈추어두기엔 역부족이군요.
정지된듯하던 잠시의 순간은
참으로 빠른 이별의 그늘을 숨겨두고 달려와버리는군요.


**하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