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國 旅 行 2004
내 안의 바다
자갈치 시장 선창가에서
사랑이여 내 속에 뜨는 섬이여 멀 ─ 리 희미한 한 점 어등(漁燈)처럼 호젓한 내 生의 외로움이여 그러나 나는 마르지 않으리
조수같은 짠물 심장으로 퍼 올리리 쓰러지고 일어서는 노래가 되고 캄 캄 어둠 속에 느닷없는 은어떼 절망의 관절 깊이 진주가 되고……
...조예린 < 내 안의 바다 >
겨울날의 오후 뜬금없이 자갈치 시장 선창가로 들어섰다.
영도섬으로 가는 통통배 선착장앞. 옛날에는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로, 자갈치 시장 아줌마들의 생계 이동 수단으로 활기차게 붐비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인적도 없이 텅 비어버린 선착장에 외줄 낚시 늘어뜨린 서글픈 강태공만이 섰다. 그 강태공을 바라다 보고 앉은, 그래서 겨울 오후 햇살의 남은 빛을 받으며 바다를 향해 앉아있는 남자들의 등짝이 슬퍼 보인다.
오래전 추억만 담고 사라져 가는 통통배의 신세를 거기서 느낀다.
이제는 바다를 바라다 보며 추억과 낭만으로 먹던 선창가 꼼장이 숯불구이 집들이 사라졌다...
세월이 가면 변해가고 사라지는 것. 그것을 그리워 하는 것이 추억인 모양이다..
자갈치 시장도 그때 그 시절의 낭만은 끝이 나는 것 같이 느껴진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