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旅行 2004
20년前의 내기
영도 절영 해변공원 1
...니는 앞으로 니 인생을 어떻게 살꺼고 ? ...무슨 인생 ? ...니는 계속 건축 설계만 할끼가 ? ...그래... ...빙신아...아직 새파랗게 젊은게 그리 살면 안된다. ...그럼 어떻게 살면 되는데 ? ...내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다 해볼끼다. 이 우물도 파보고..저 우물도 파봐서 가장 물이 많이 나오는 우물을 팔꺼다... 건축설계 미래가 어떨지 니는 아직 모른다 아이가 ? ...그래도 나는 건축 설계만 할끼다. 내 적성에도 맞고... 한 우물만 팔끼다...돌이 나오면 돌을 깨고.. 물 나올 때까지 팔끼다.. 그러면 언제가는 물 나오겠지 뭐... ...야 ! 그럼 니 내하고 내기하까 ? ...무슨 내기 ? ...앞으로 10년이나 20년후 니하고 내하고 둘중에 누가 성공 했는가... ...그래, 해보자..
햇살이 옥빛 바다 수면에서 은빛으로 반사되어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화사하게 빛나던 태종대 언덕위에서 먼 바다를 바라다보고 앉아 우린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와 변함없이 건축설계를 하고 있고, 그 친구는 건축을 전공하고도 그의 말대로 건축 설계 사무실에 잠깐 있다가 공무원 시험을 쳐서 동사무소 직원이 되었다가, 항해사 시험을 쳐서 먼바다로 나가는 항해사가 되고 한창 해운경기 좋을 때 돈 좀 만들어 육지에 정착하여 운수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이것 저것 해보다 육지에서는 안되겠다고 다시 바다로 나갔다. 저 수평선 너머...아주 멀리 바다로 나갔다.
그 친구와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앉아 내기를 한 지 벌써 20년이 훨씬 넘었으나 아직 우리의 승부는 나지 않았다.
언제쯤일까 ? 그 친구와 내가 다시 이 바닷가 언덕에 앉아 지난날의 내기를 이야기 하게 될 그 때가... 그리고 그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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