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旅行 2004
이 아름다운 땅에다...
영도 절영 해변공원 2
2주전 월요일 오전에도 여기를 왔었다. 부산역앞 호텔에서 만난 멀리서 온 사업주 두사람과 부동산 중계자 한사람. 아는 사람에게서 날 소개 받았다며 3,000세대 아파트 설계를 의뢰할테니 같이 현장 답사를 하자고 한다. 부산사람인 부동산 중계업자는 나를 잘 아는 듯이 그 사람들에게 나에 대하여 과대 칭찬을 해댄다. 그렇게 간 곳이 영도. 절영 해변공원 언덕에서 바라다 보이는 태종대쪽 산.
...저기 바다쪽 끝까지 입니다. ...저기다 전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 ...아, 그럼요. 저 산을 싹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지으면 전망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입니다.
사업주들이 나에게 의견을 물어 왔다. 처음에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부동산 중계업자에게 물었다. ...분명 저 바다와 맞물려 있는 곳까지라고 하셨습니까 ? ...그럼요, 거기까지 아파트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 되어 있습니다. ...사장님은 부산사람 맞습니까 ?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부산사람인 것하고 건축허가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 ...저기는 부산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입니다. 저 아름다운 절경을 없애고 거기다 아파트를 짓자는 겁니까 ? ...아이참.. 요즘같은 불경기에 사장님도 아파트 3,000세대 설계하시면 좋지 않습니까 ? 좋게 말씀 좀 해주십시요. 태종대에서 시작되어 자갈마당을 지나 남해바다를 향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봉긋이 드러내어 제 2 송도쪽에서 태종대로 가는 언덕을 넘어서면 바다와 어우러져 너무도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던 곳을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짓자고 한다. 사업주들에게 말했다.
...저 바닷쪽은 이 분 말씀대로 건축허가가 된다하더래도 심의에서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심의위원들이 정신병자들이 아닌 다음에는... 그리고 바다를 끼고 있는 않은 저 산골짜기 안 부분은 산을 깎지 않는다면 아파트를 지을 수는 있겠는데, 3,000세대는 어림없고 1,000세대 정도입니다. 1,000세대로는 사업성이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순간 부동산 중계업자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으나 이 아름다운 자연, 이 아름다운 우리땅이 새파랗게 질리는 것 보다는 천배 만배 나은 일이다.
...우리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경치가 너무 좋아서 탐은 나는데... 여기다 아파트 지으면 두고 두고 욕 들을 것 같네요...
그들은 포기를 하고 떠났다.
또 어떤이들이 다시 그 곳으로 와 거기다 굳이 아피트를 짓겠다고 할지는 모르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2주후 토요일 오전 나는 그 땅이 보이는 절영 해변공원을 걷는다. 노부부가 다정히 손을 잡고 걷다가, 바다와 그 땅이 보이는 곳에 앉았다 떠난 그 벤취에 앉아 바다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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