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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해운정사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본문

풍경소리 (山寺)

해운대 해운정사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SHADHA 2007. 5. 2. 00:03

 

                                                                         끝없는 운명의 덫

해운대 해운정사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千手千眼 觀世音普薩

천수 천안 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과 열한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천(千)은 광대무변(廣大無邊)의 뜻이며,
수없이 많은 중생의 고통소리를 보아야 하므로
그렇게 많은 눈이 필요하고,
수많은 중생을 손을 내밀어 구제해야 하므로
그렇게 많은 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1.
하고 또 하고
만들고 또 만들어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나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몇몇 가까운 이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라고들 말한다.
나 자신도 그런 나의 상황이 때때로 이해하기 어렵고
그로하여 많은 번민과 고뇌를 쉼없이 하고 있다.
몇 년에 걸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최선을 다하여 만들어 놓고
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 모두 무산되어 버리기 일수였다.
그래서 나의 능력부족이라 생각하고 큰 사업건보다는
규모가 작은 설계 건이라도 먼저 이루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계약 직전에 상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계약을 다 해놓아도 그 이후의 일들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갑자기 표류하기 일수였다.
헤아리기 조차 쉽지 않을 만큼 만들어 놓은 많은 일들이
종료되어 없어지지는 않고 모두 밀려만 가는 것이다.
나는 나의 그런 상황들을,
내 능력의 부족이라 여기고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총체적으로 건설정책의 국운이 나쁜 때라 여겨서
그때가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버텨나가려 했다.
그러면서도 나 자신에 대해서도
스스로가 신뢰하지 않게 됨을 느끼기 시작했다.
... 내가 무능력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그것이 가장 큰 고뇌며 번민의 계기가 되었다.

2.
지난주 대구의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그는 나를 무작정 차에다 태웠다.

... 당신이 이렇게 안 풀리는 것은 무엇인가 이유가 있어.
아무 소리하지 말고 나를 따라갑시다.

그는 풍수지리에 능하고 수맥이나 기맥을 잘 보는 사람이다.
또 나의 입장에 관해 잘 아는 사람 중 한 사람 이기도 했다.

그가 나를 만나게 한 사람은 내게 무엇도 묻지 않았다.
이름이나 생년월일도, 태어난 時도 묻지 않았다.
내 얼굴만 한참 지켜보더니 무서운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지나간 우리 집안의 모든 내력을 본 듯이 내뱉었다.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실까지 말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 당신 혼자 아무리 똑똑하면 뭐해, 조상이 다 가로막고 있는데...
몇 억, 몇 십억짜리 일 만들면 뭐해, 다 막히는데...
당신 지금 새까만 절벽 앞에 서 있어.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나는 가능한 양심적으로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고,
내게 주어진 일에 늘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았는데
조상들이 나를 돌보아 주지는 못할 망정 왜 가로막을까?

... 조상들 산소 손댔지?
... 집안 어른들이 저도 모르게 선산을 팔고 이장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 그래서 당신과 당신 가족은 살아 있는 거야, 그러나 사업은 안돼.
당신 집안사람들 줄줄이 우환으로 죽거나 병들거나 망했어.
이 우환을 막을 사람은 당신뿐이야,
당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당신을 찾아 이리로 보낸 거야.

3.
사실이 그랬다.
집안의 둘째인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부산에서 혼자 살고 있는 나를 제외한 친척들이
고향의 선산을 팔고 외진 야산으로 조상들의 묘를 이장했었다.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그리 풍족하지 않았던 친척들이 갑자기 큰 아파트로 옮기고
하던 가게들을 크게 키우기 시작하면서 부유해진 것 같았다.
나는 친척들이 잘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한참 후에야 홀로 떨어져 있던 나에게 연락하지 않고
선산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그 당시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생활을 하던
나는 그저 모른 채 하고 넘겨 버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후,
선산을 팔고 이장을 주관했던 큰아버지의 돌연한 부음 소식과
큰 집 사촌누나의 알 수 없는 자살과
고향에 살던 삼촌들과 고모들이
이런저런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그때도 나는 그것을 묘 이장과 전혀 관련짓지 못했었다.

4.
1999년 이후,
나는 친척들과의 연락을 단절했었다.
내가 잘 되고 있을 때는 그리도 자주 찾고,
온갖 집안 대소사에 참석하고 도와주기를 원했던 친척들이
나의 사업이 무너져 버리자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 후 나 스스로도 연락을 끊고 살았었다.

... 당신 집안사람들 줄줄이 우환으로 죽거나 병들거나 망했어.

그 말 한마디가 끝내 마음에 걸려서 8년 만에
몇몇 친척들에게 전화 연락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 대의 친척 어른들은 다 돌아가셨고,
우리 세대인 큰 집 사촌 형들과 모든 친척들이
다 모진 병에 걸렸거나, 운신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아프거나,
재기할 수 없을 만큼 모두 무너져 있었다.
그나마 우리 집안사람들 중 성한 사람은
나와 나의 가족들뿐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바람이 들어 일이 안 풀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998년 사업이 무너질 때도 들었던 이야기이고,
2003년 후반 다시 재기를 시작하다 발목이 잡혔을 때도
아내의 손에 끌려간 곳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때는 그것을 믿기보다는 내가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반신반의하며 무시해 버렸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무엇이든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5.
... 당신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천수천안 부처님을 찾아가서 지극 정성으로 기도하고
기도를 계속하다 보면 어떤 느낌이 분명히 올 거요.
그러면 술한병 사들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빌고 집안을 살려 달라고 애원하세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당신 소원은 들어줄 거요.

그래서 천수천안 관세음보살님이 계시는 곳을 찾았다.
가까운 곳이 경주 기림사와 지리산 구례 화엄사,
그리고 부산 해운대 참선도량 해운정사였다.
그 이후 나는 회사일을 서둘러 마치고 매일 해운대로 달려가
해운정사 천수천안 관세음보살님을 찾아가 108배를 하고
나 스스로가 알고 있는, 또는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나의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빌고 참선을 계속했다.
하여,
가슴에서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의지를 느꼈고
나는 내일 조상들의 산소로 갈 것이다.
조상님들께 머리 숙여 잘못을 빌고
풍수지리와 수맥과 기맥에 능통한 지인을 대동하여
조상들의 산소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 잡아 조상들의 한을 풀어드릴 것이다.
그것이,
우환에 든 집안 전체를 조금이라도 안정시킬 수 있다면
나의 미약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려 한다.

조상들의 산소를 너무도 찾지 않고 돌보지 않았던
그 잘못과 우매함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가슴에다 담았다.
풍수지리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건축하는 사람으로서도
충분히 잘 알고 보아 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나의 끝없는 운명의 덫을 털어내야겠다.






































베토벤 <비창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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