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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가을 본문

告白과 回想

낙동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가을

SHADHA 2007. 9. 26. 23:08

 




낙동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가을

큰 딸의 성형수술과 아빠의 마음





추석연휴 5일이 총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흐린 날씨와 간간히 내리는 가을비속에서도 모처럼 모인 가족들의 가족애는 맑았다.
오후 2시반 열차를 타고 집을 떠나 서울로 가는 작은 딸을 부산역에서 배웅하고
알 수 없는 허허로움에 낙동강으로 달려가 가을이 와 머무는 김해평야가 한눈에 보이는
강 건너 한적한 낙동강변의 뚝길위를 산책한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토요일 큰 딸은 동생을 데리고 서면으로 나가서
얼굴에 약간의 지방을 옮기는 지방이식 수술과 코의 윤곽을 올리는 성형수술을 했다.
큰 딸은 아내와 나에게 두번 다시는 얼굴에 손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자신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자신만의 어떤 컴플랙스를 해결하려 했다.

큰 딸은 둥그스럼한 얼굴을 한 나를 빵틀에서 구워낸 듯 너무도 많이 닮았고,
작은 딸은 작은 얼굴에 갸름한 얼굴을 한 자기 엄마를 빼어 닮았다.
하여 아내와 나에게는 둘 다 너무도 예쁜 딸들이었으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두 딸의 얼굴 형태에는 그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릴 적에도 두 딸을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은 둘 다 예쁘다고 하면서도
유독 작은 딸에게 관심을 보이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입에 올렸다.
연년생인 두 딸이 중학교 다닐 때는 연기학원 원장이 집에 까지 찾아와 작은 딸을
연예인으로 키우고 싶다고 하여 아내는 작은 아이를 그 연기학원에 보내게 되었다.
얼마동안 다니던 것을 내가 만류를 시켰다. 그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부터 나의 관심은 큰 딸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동생과 외모상으로 비교되는 일들이 잦아지게 되면서 큰 딸이 관심받는 동생때문에
혹시 어린마음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하여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다행히 큰 딸은 성격이 동생에 비해 훨씬 더 원만하고 순하며 착하게 자랐다.
동생보다 더 감성적인 재능을 보이며 피아노연주나 문학에 심취하고 공부도 잘했다.
또한 넓은 친구 관계를 갖는 사교적인 재능도 뛰어나서 동생보다 더 밝게 커 주었다.
대학생이 되면서도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고 자신의 세계를 잘 수립해가며 사는 것 같았다.
그러던 큰 딸이 어느 날

...아빠, 아빠 첫 작품에 대해서 에프터 서비스 할 용의가 없나 ?
...무슨 에프터 서비스 ?
...아빠 닮은 얼굴...
...네가 얼마나 예쁜데, 그만하면 예술이지...

솔직히 말하면 제 자식 예쁘지 않은 부모가 없다지만
나의 큰 딸도 키가 168센치의 날씬한 작은 딸보다 2센치 정도 작은 166센치의 키에
수영과 헬스, 요가등으로 꾸준히 운동하여 동생보다 더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고,
아빠 닮아서 얼굴이 약간 넓어 보이는 것외에는 눈도 예쁘고 피부도 곱고
큰 딸을 끔찍히 아껴주는 남자 친구와의 사랑도 예쁘게 잘 하고 있어서
굳이 얼굴에 손댈 필요가 없다고 아내와 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연예인같이 예쁜 얼굴은 아니나 일반인으로서는 손색이 없는 외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큰 딸의 절친한 친구가 성형외과 실장을 하게 되면서
오랜 시간동안 숨겨져 있던 동생에게서 느끼던 외모의 컴플렉스가 드러난 것이었다.
여성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가는 성형수술붐이 나의 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직 수술후 부기가 다 빠지지 않은 얼굴이지만 거울을 보며 만족해 하는 큰 딸의 얼굴에
번지는 웃음이 오랜시간 가슴속에다 묻어 두었던 동생의 외모에 대한 비교의 컴플렉스가 해소되고
자신의 삶을 지금보다도 더 밝고 자신감있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고
천천히 낙동강변 뚝길을 걷고 김해평야가 펼쳐진 논뚝길도 걸으며,
강서 체육공원의 조용한 뜰에 앉아 아주 가까이 다가온 가을의 하늘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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