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통일교 부산 범냇골 성지 산책 본문
통일교 부산 범냇골 성지 산책
때론 사람이 너무도 싫다.
교통부 로터리에서 서쪽 엄광산으로 오르는 산 쪽을 바라보면 그 산정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곳이 보인다.
그곳이 통일교에게 가장 중요한 성지 중 하나인 부산 범냇골 성지이다.
통일교는 이곳을 본 성지(本聖地)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한국전쟁 당시 문선명이 피난 와 살면서 통일교의 기초를 놓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산정의 성지에서 아래로 한참 내려오다 보면 눈물의 바위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문선명이 피난지 부산을 내려다보며 눈물로 기도했다는 장소를 기념하여 조성했다고 주장한다.
병원의 의사는 내게 아직 화를 내지 말 것과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그것이 내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화나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나는 그런 날이면 커피포트에 커피를 담고, 김밥 도시락을 싸고, 음료수 하나 사서 산으로 향한다.
자주 오르던 엄광산까지 오르기에는 아직 내게 다소 무리여서 안창마을까지 올라
거기서 통일교 성지가 있는 정상까지 올라 부산 시내를 내려다보며 도시락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세상사는 시름을 덜고 산을 돌다 내려오는 곳의 중심이 되었다.
그렇게 내게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가능한 피하고 줄이려고 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가 계속 발생되는 동안
법적인 문제로 무엇인가를 의뢰하여 놓은 법무사와의 갈등이 나를 심하게 화나게 하였고
나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해 가슴이 많이 아픈 흐린 날 오전.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동네 공중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기분전환을 하려고 했었다.
늘 그랬듯이 온탕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마주 보이는 등밀이 기계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목욕을 가면 등밀이 기계에서 등을 밀어야만 목욕한 것 같은 개운함이 있어서 늘 등밀이 기계에서 등을 미는데
그때마다 나는 가벼운 탄식과 함께 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등을 밀고는 그 더러운 때를 그대로 기계와 그 주위에 남겨 놓은 채, 뒷정리를 안 하고 자리를 뜨기 이루었다.
더 가관인 것은 그 자리에 때를 밀러 온 사람마다 그것을 보고 욕을 하며 구시렁거리며 씩씩 거리며 청소하고 씻는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뒷정리를 하지 않고 간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다.
자신이 씻기 위해 투덜거리며 그곳을 청소하며 한결같이 하는 말..... 에이, 개새끼들...
그리고 자신도 결국 또 한 마리의 개새끼가 되어 그 자리를 뜨고 있었다.
나는 그런 개새끼들이 싫어서 내가 씻기 위해 그곳을 청소할 때보다 내가 사용을 하고 난 뒤,
다음 사람을 위해 뒷정리를 할 때 더 오랫동안 신경을 써서 청소를 한다.
나는 그것이 사람이라면 꼭 해야 하는 기본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목욕탕을 갔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더 나쁜 사람을 보았다.
여느 때와 같이 탕에 앉아 마주 보이는 등밀이 기계를 보고 있는데, 한 남자가 등과 배의 때를 밀고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허벅지를 등밀이 기계에 올려놓고 밀고 있어서 속으로 별일이다라고 생각하고
잠시 다른 것에 시선을 두다가 다시 그곳을 보는 순간, 나는 그를 향해 달려가서 소리쳤다.
..... 이것 보세요, 아저씨, 사람 등을 미는 기계에 발바닥을 올려놓고 문지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는 기술도 좋게 의자에 앉아 보기 흉한 꼴로 다리를 올려놓고 발바닥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럴 수 도 있는 것 아니냐는 그에게 왜 그럴 수 없는지, 그래서는 왜 안되는지를 설명하여야 했다.
금방이라도 싸움이 붙으면 항전할 자세와 진지한 인상, 수컷들끼리 통하는 덩치에서 내가 앞섰다.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 든 그가 미안하다며 꼬리를 내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 정도면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우리의 생활이 너무 개인적인, 또는 이기적인 형태가 되어 있었다.
남이야 어떻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
그런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도 많아져 가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때론 사람이 너무도 싫다.
내 주위에서 밀려오는 그런 스트레스를 어떡하면 풀어버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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